주가가 90년대 최저치를 향해 가라앉고 있다.

"바닥"이 어디냐는 물음은 더이상 의미가 없어진 마당이다.

일반인들이 저가대형주 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매도공세를 육탄으로
저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더구나 주가하락으로 이들 저가대형주의 지수영향력마저 떨어진 상황이다.

투신사에서 매매비중을 높였지만 이들의 매수세도 지수관련주보다는 저가
대형주에 쏠린 모습이었다.

투자자들의 눈에도 바닥이 안보여 하늘만 쳐다보며 탄식해야 했다.

철강 제약 음료업종의 약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전업종이 내렸고 전기기계와
화학주에선 하한가종목이 속출했다.

30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21.56포인트나 급락한 485.08까지
미끄러졌다.

92년 8월24일(483.7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낙폭과대에 따른 반발매수세도 만만치 않아 거래량은 6천만주를 넘었다.

<> 장중동향 =외국인의 매물공세와 신용반대매물이 한데 어우러져 초반부터
급락세로 밀렸다.

29일 발표된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기대할만한 내용이 빠진데 따른 실망매물
이 가세했다.

후장들어 원화환율이 진정되고 9월중 무역수지가 소폭이나마 흑자를 냈다는
소식과 오는 11월3일 외국인 한도 확대시 일본계자금이 한전을 사들일
것이라는 얘기로 잠시 반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매수세는 취약하고 "팔 주식"은 많아 주가500선은 오히려 저항선인냥
되밀렸다.

<> 특징주 =한전이 3백74만주에 달하는 거래폭주와 함께 하한가를 기록했다.

SK텔레콤도 하한가를 맞고 외국인간 프리미엄이 거의 사라진 포철과 해외
전환사채의 주식전환물량이 쏟아진 삼성전자도 큰폭의 내림세를 보이는 등
대형우량주들이 주가하락을 선도했다.

다만 실적호전을 등에 업은 대우는 세계경영을 밑천으로 현금차관 도입의
가장 큰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얘기와 함께 대량거래를 수반한 강세였다.

광주은행과 경기은행이 각각 "DJ"와 "이인제"를 앞세워 초강세를 보였다는
확인하기 어려운 소문이 나돌아 눈길을 끌었다.

<> 진단 =시장전문가들은 지칠줄 모르고 쏟아지는 외국인매물을 소화해낼
만한 강도높은 정부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한 급락하는 주가를 막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 호재 악재 >>

<>기업 환차손규모 급증
<>투신사 주식형펀드 대부분 손실
<>주가하락으로 기업자금난 심화
<>외국인 매도공세 지속
<>정부, 금융시장 안정대책 발표

< 손희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