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비주류측의 "반DJP"연대 세확산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비주류측은 탈당파와 잔류파의 협공을 강화하면서 이회창 총재를 용퇴시키기
위한 이총재 "고사작전"의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특히 주류내에서조차 이총재가 당선가능권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는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이총재와 일부 측근의 "독선"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고조되는 등 균열조짐을 보이자 대이압박의 고삐를 바짝 죌 움직임
이다.

비주류측은 민주계이면서도 핵심 친이인사였던 황명수 중앙위의장이 30일
탈당한 것을 주류측이 허물어지기 시작하는 신호탄으로 간주하고 있다.

민주계의 한 관계자는 "황의장이 이총재에게 비주류를 끌어안고 함께 가야
한다고 수차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특히 최근 그가 입원했을때
문병은 커녕 안부전화조차 없었던데 정나미가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탈당배경을 전했다.

비주류측은 31일 서석재 김운환 한이헌 의원, 11월2일엔 박범진 김학원
원유철 황학수 의원, 3일에는 이수성 고문이 탈당해 반DJP연대에 가세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28일 탈당한 이만섭 전고문은 이날 오전 박찬종 선대위원장과 만나
반DJP연대에 적극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이전고문은 "여론지지도가 낮은 이총재로서는 여권의 정권재창출이 사실상
어렵다"면서 "지지율이 높은 후보를 중심으로 DJP연합에 맞서는 카드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이총재와의 결별을 종용했다.

잔류파들은 29일 DJP연대를 겨냥한 "국민연대추진협의회"를 발족시킨데
이어 이날 첫 실무위 회의를 여는 등 구체적 여권후보 단일화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김길환 김무성 김재천 김철 박종웅 유용태 이상현 이재명 이재오 임인배
최연희 최욱철 의원 등 12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늦어도 내달 15일께
까지 단일화작업을 매듭짓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대선후보 등록및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11월26일부터 시작되는 점을 감안할때
11월중순까지는 반DJP연대 방안이 확정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연대 실무위원들은 이총재 이인제 전경기지사 조순 민주당총재 등
세 후보가 연대하지 않고서는 DJP연합을 뛰어넘기가 불가능하다는 입장도
거듭 확인했다.

이들은 또 반DJP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범계파 차원의 지도부가
구성돼야 한다고 보고 이한동 대표 이세기 김종호 최병렬 김영구 의원 등
민정계 중진들도 지도부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이들은 그러나 이총재가 후보직을 고집, 반DJP연대 합류를 거부할 경우
이전지사와 조총재간 연대를 먼저 성사시킨뒤 내달중순까지 이총재에 대한
후보사퇴 압박을 강화하면서 여권후보 단일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여권핵심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이제 남은 최대변수는 시간"이라며
"주류든 비주류든 "선택"의 결단을 내려야 할 시한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말해 조만간 여권후보 단일화의 향방도 드러날 것임을 시사했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