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우리는 초.중.고등학교 교육과 시험제도에만 온갖 신경을
써왔다.

그러나 이제 교육도 수요와 공급의 원칙인 경제 논리로 살펴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다.

기업은 상품을 만들 때 소비자의 기호를 조사하고 값을 정하고 수요에
맞춰 물건을 생산한다.

교육도 마찬가지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

교육의 주체는 학교와 학생이지만 교육의 수요자는 기업, 국가기관,
사회다.

기업과 국가기관, 사회, 학부모가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떤 자질을 갖춘
젊은이를 원하는가에 따라 교육을 실시 하면 된다.

기업이나 기관에서 필요한 사람은.

한마디로 기업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다.

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은 필요 분야에 전문지식을 갖고 있고,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적극성과 창의력을 갖추고 조직에 잘 적응할수 있는
리더십과 친화력을 갖추고, 확고한 국가관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사실 이러한 인간성만 제대로 판별할 수 있다면 출신 지역이나 학교
입사시험 성적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수백명, 수천명의 인원을 하루 이틀 걸리는 시험으로 선발하고 성적순으로
줄을 세워 취업 문턱에 입장시키는 일은 실속없고 허망한 짓이다.

기업에서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을 뽑을 때 대학에서도 시험성적 외에
이러한 항목들을 충분히 고려하여 신입생을 선발할 것이고 중.고등학교의
교육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학과성적만을 올리기 위한 과외병은 약화될 것이고 다양한
경력이 입시나 취업에 도움이 되므로 자율적인 창의성 교육도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한가지 맹점은 공무원 사회에 학벌 주의가 뿌리깊고 이때문에 연줄을
대야하는 기업인이 학벌좋은 사람을 구하는 것인데.

이 먹이사슬만 새 정부가 끊어주면 기업이 학벌 위주로 사람을 뽑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