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장쩌민 중국 주석은 30일(미국시간
기준)부터 본격적인 미국내 "경제 순방"에 나선다.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뉴욕 증권거래소를 방문하는 것을 비롯해 IBM
AT&T 휴즈 등 거대 다국적기업들의 본사를 차례로 들를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장 주석의 미국 방문 일정을 보도하면서 "(장 주석이)
백악관에서의 회담이라는 염불보다는 기업들과의 거래라는 "잿밥"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 자신 엔지니어 출신인 장 주석은 어는 국가원수 보다도 기업인들과
만나기를 즐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미국 방문 직전만 해도 크레이그 배럿 인텔사장을 베이징으로 불러
"펜티업 칩과 웹 캐스팅의 향후 기술 전망"에 대해 한시간 이상 깊숙한
얘기를 주고 받았을 정도다.

사실 장 주석은 백악관과의 직접 협상으로 뜰을 수 없는 현안들을 미국
기업을 통한 간접 로비로 해결하는 데도 비상한 수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보잉사의 경우 백악관으로 하여금 중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를
영구화하도록 줄기찬 로비를 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클린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기술이전 해금 조치를 약속받은 장
주석이 주요 기업들에 대한 순방을 통해 구체적인 기술협력 프로젝트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