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줄수 있는 오락프로그램.

이상적이지만 실제로 두가지를 함께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다.

오락프로그램이지만 뭔가 감동적이고 유익한 내용을 모색할 때 쉽게
생각할수 있는 것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자선쇼. 방송사마다 이같은
형식의 프로그램을 앞다퉈 제작하고 있다.

SBS가 가을개편에서 신설, 10월28일 처음 방영한 "게임쇼 하이 파이브"
(화 오후 7시) 역시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을 돕자는 의도로 기획된
프로그램.

인기스타 2명이 남녀 커플로 출연,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비디오,
컴퓨터 등의 상품을 걸고 게임을 벌인다.

흔한 퀴즈형식에서 탈피, 각종 첨단 게임기를 동원하는등 다른
프로그램과의 차별화를 위해 노력한 점은 높이 살만하다.

컴퓨터 수상 제트스키, 연꽃위에 개구리 올려놓기, 배구공 피하기,
에어하키, 대형 키보드퀴즈 등 새로운 놀이들이 눈길을 끈다.

문제는 55분짜리 프로그램이 계속 스타 2명 (1회때 최지우, 류시원)의
게임으로만 진행돼 지루한 느낌을 준다는 점.

물론 배구공을 피하는 게임 "피구왕 통키"의 경우엔 별도의 연예인팀이
구성돼 대결을 벌이고, "에어하키"에도 개그맨 2명으로 구성된
"에어하킹"이 맞수로 등장한다.

그러나 TV속 게임이란 퀴즈처럼 간접적으로 나마 시청자들이 함께
즐기는 형식이 아니기 때문에 적절한 볼거리를 제공하지 않으면 자칫
"출연자들끼리 노는 프로그램"이 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연예인들이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땀흘리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해도 시청자들이 즐길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고안돼야 하지 않을까.

첫회는 새로운 게임을 보는 흥미라도 줬지만 매주 같은 내용이 반복될
경우 출연자가 바뀌는 것만으론 프로그램의 긴장감이나 흥미를 유지해
나가기 쉽지 않을 것같다.

나름대로 변화를 주기 위해 프로그램 중간에 최지우가 출연한 새영화
"올가미"의 장면을 소개하고 마지막에 피구게임의 상대편으로 나왔던
그룹 "우노"의 뮤직비디오를 보여줬지만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흐름과
동떨어져 어색했다.

소년소녀가장이 함께 어울릴수 있는 게임을 만든다든지 부분적으로라도
시청자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을 모색, "따뜻한 오락물"을 표방한 좋은
의도가 제대로 살려졌으면 한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