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환시장이 불안한 양상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31일에는 달러당 9백60원대에서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외환당국의 "반협박"에 따른 것일뿐 불안심리가
완전히 가셨다고 속단하기는 힘들다는게 시장관계자의 설명.

더욱이 오는 3일부터 외국인 주식투자한도가 확대되더라도 유입규모가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인걸 감안하면 환율은 언제든지 튀어오를
가능성을 안고 있다.

이 와중에서 무디스사가 외환 상업 서울 제일은행에 대한 장단기신용등급을
한단계씩 하향조정, 국내은행의 외화차입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무디스사가 외환 상업 서울 제일은행에 대한 신용등급을 한단계씩
떨어뜨리자 은행들은 엎친데 덮친격이란 반응.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의 신용등급 하락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외환은행과
상업은행의 신용등급마저 하락하자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

특히 일부 은행들과 종금사들에게 외화자금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던
외환은행의 신용등급이 전체 19개등급중 8번째인 Baa1에서 Baa2로 떨어지자
외환은행에 의존하던 금융기관은 외자조달에 어려움이 가중되게 됐다고 한숨.

한 종금사 관계자는 "국내외환시장불안으로 하루짜리 자금조달도 어려워진
상황에서 은행들마저 신용등급이 떨어져 앞날을 장담할수 없게 됐다"고 우려.

시중은행임원도 "국가신용등급에 이은 은행들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신규
차입은 물론 기존에 해외에서 발행된 국내은행들의 채권마저 정크본드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걱정.

<>.이날 외환시장은 표면적으론 평온한 상태를 유지.

달러당 9백65원10전에 첫거래가 형성된 원.달러환율은 이날 하루종일
9백60원대에서 거래.

그러나 이는 재경원의 독려와 한국은행의 개입에 따른 인위적인 안정에
불과하다는게 딜러들의 평가.

재경원은 이날 국책은행과 공기업들에게 달러화를 내다 팔도록 "반협박"
했다는 후문.

한은도 개장하자마자 1억달러를 매각한데 이어 각 은행에 전화를 통해
협조를 요청.

관계자들은 아직도 수출업체들은 네고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등 불안심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외국인 주식투자한도가 확대되는 다음주초가 고비라고
전망.

<>.환율안정을 위해 한국은행이 강하게 개입하자 은행들은 한은이 외화
예탁금을 회수해가는게 아니냐고 우려.

은행들은 한은이 이번주들어 4억달러가량을 은행들로부터 회수해갔으며
종금사들로부터도 7천만달러를 빨아들인 것으로 추산.

또 한은이 시장개입을 강화할수록 회수속도도 빨라질 것이며 그에 따라
은행들의 어려움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

한은은 그러나 예탁금을 인위적으로 회수할 생각은 없다고 설명.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