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속절없이 가라앉고 있다.

자칫 추락사고를 낼 판이다.

남은 보루는 92년 저점이었던 459선뿐이다.

이마저 무너지면 주가는 10년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외국인들은 시장가로 매도주문을 던질 정도로 연일 팔기에 급급했고
주가 하락과 함께 신용매물도 멈출 줄을 몰랐다.

막판 낙폭축소에 힘입어 증권 보험 비철금속 수상운수만 올랐을뿐 여타
업종은 모두 내림세였다.

대형주약세와 중소형주투매 속에 일부 저가대형주가 버티는 양상이었다.

31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14.29포인트나 급락한 470.79로 마감했다.

이는 92년 8월21일(459.0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저가대형주에 대한 매수세가 활발해 거래량은 5천만주를 넘었다.

<> 장중동향 =매도종목수가 늘어난 외국인매물과 신용매물이 겹쳐 급락세로
출발한 시장은 한차례 반등시도가 무위로 끝났다.

후장중반이후 막무가내로 팔자고 나선 외국인 탓이다.

특히 이들은 가격을 지정하지 않고 시세대로 팔아달라는 시장가 매도주문을
서슴치 않았다.

막판 기관매수세가 낙폭을 줄이긴 했지만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장중엔 재정경제원에서 외국증권사 임원을 불러 매도자제를 요청했다는
루머가 퍼지기도 했지만 이내 사실무근으로 확인됐다.

<> 특징주 =2백만주가 넘는 거래를 일으킨 한전은 2백4만주의 하한가 매도
잔량을 남긴채 가격제한폭까지 내렸다.

특히 국내 증권사 등이 만든 역외펀드를 통한 한전매물이 흘러나온다는
얘기가 전해졌지만 즉각 확인되지는 않았다.

외국인들은 한전을 1백67만주나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조흥은행 대우전자
외환은행 LG화학 등 저가대형주를 집중매도했다.

그런와중에 외국인들이 초기에 많이 처분한 종목과 일부 은행 증권 건설주를
중심으로한 저가대형주들이 강세를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군산 자동차경기장과 관련한 세풍이 초강세를 보였다.

<> 진단 =증시전문가들은 "임기응변식의 시장대응으로는 외국인에 대한
매도기회만 늘려줄뿐"이라며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 호재 악재 >>

<>외국인 집중매도 지속(30일 사상최대규모)
<>뉴코아 주식매매정지(코스닥시장)
<>한은, 달러매입 제한
<>증권사 신용만기 연장
<>정부, 달러당 960원선 방어키로

< 손희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