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조형언어로 국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서양화단의 중진
두사람이 새롭게 변화된 근작들을 선보이는 개인전을 동시에 열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인물은 4~1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화랑 (544-8481)에서
개인전을 갖는 김봉태(60)씨와 5~18일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 (734-5839)
에서 작품전을 여는 우제길(55)씨.

김씨는 61년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뒤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주립대교수 및 베릴로 미대학장을 역임하고 86년 귀국,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이번 전시회에서는 구조나 색채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 눈길을 끌고
있다.

목판위에 아기자기한 색동띠와 8괘의 우주 상징물을 장식하던 작업대신
넓고 시원해진 공간을 기하학적 색면으로 분할했다.

화려한 색감이 돋보이는 근작들은 또 "윈도"라는 전시테마에 걸맞게
창문형의 반원 또는 둥근형태의 다양한 변주를 보여주고 있다.

전남대대학원을 졸업한 우씨는 10여차례의 국내전과 도쿄와 파리 쾰른
등에서의 초대전을 통해 널리 알려진 작가로 특히 광주지방에서는 손꼽히는
인기작가다.

95 광주비엔날레에서 1백60여만명의 관람자들이 참가한 인기투표에서
최고의 작가로 뽑혔을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우씨는 어둠과 빛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독창적 화면을 통해 현대문명의
비인간성을 신랄하게 고발해온 작가.

이번 전시회에서는 강한 명암의 대비, 또는 역광을 이용한 환상적 기법의
색채마술을 펼쳐보인다.

문틈으로 눈부시게 비쳐오는 빛을 몇개의 중첩적인 구성으로 처리,
명암을 강하게 대비시킨 일련의 시리즈와 밝은 캔버스에 사각형을
중첩되게 배치함으로써 확실한 포지티브 스페이스를 구축한 또다른
시리즈들로
이뤄져 있다.

출품작은 모두 지난해와 올해 작업한 신작들로 이가운데 3백개의 작은
캔버스를 벽면전체에 반복적으로 연출시킨 "작품97-추A"
(1천3백56 x 3백28cm)는 우리시대 미의식을 회화언어로 형상화한
역작이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