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주식투자한도가 23%에서 26%로 확대되는 3일이후 외국인들이 어떤
투자행태를 보일 것인가에 따라 주가향방이 달라질 것이다.

증시에 끈질기게 나도는 무기명장기채권 발행이나 한은특융 등에 대한
루머가 어떤 식으로 정리될 것인가도 중요한 변수다.

이점을 고려할 때 지난주부터 매수규모를 늘리고 있는 개인들의 매수강세와
외국인의 매물공세가 치열한 싸움을 벌이며 종합주가지수는 450~520선에서
큰폭의 등락을 거듭하는 "널뛰기 장세"가 펼쳐질 공산이 커 보인다.

<> 증시여건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여전히 외국인이다.

한도 확대가 이뤄지는 3일에는 순매수를 기록할 것이나 그 이후에는 순매도
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가에선 외국인의 추가매물이 6천억~1조5천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곽영교 대우증권 국제영업팀장은 "지난 1일 외국인의 예비주문을 받아본
결과 SK텔레콤 삼성전자 포항제철 등 일부종목에만 주문이 들어와 지난 5월과
96년 10월의 한도 확대때보다 썰렁했다"며 "외국인들은 원화절하에 따른
환차손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한국주식을 계속 내다팔 것"이라고 전망
했다.

강헌구 ING베어링증권 이사도 "느낌상으로는 외국인 매도가 일단락된 것
같다"면서도 "미국의 연기금에서 대량매도를 불쑥불쑥 내고 있는 만큼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홍콩과 미국 등 해외증시가 어떤 행보를 보일까도 눈여겨봐야 한다.

지난주말부터 해외증시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으나 홍콩 등 일부시장은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시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외국인들이 선물 매도포지션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도 한국증시가 조만간
상승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외국인 매도가 지속돼 종합주가지수가 92년 저점(459) 밑으로 떨어질 경우
정부의 "특단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우선 연기금이 이번주부터 5천억~1조원어치를 매수토록 하고 상황을
보아가며 투자신탁회사에 스폿펀드를 허용해줄 계획이다.

또 아직은 "부정적"인 견해가 강하나 금융시장사정이 호전되지 않으면
무기명 장기채권 발행이나 한은특융도 나올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증시 내부적으로는 긍정적인 변화가 많다.

최근 열흘새 고객예탁금이 4천2백억원이상 늘어난 반면 신용융자는 7천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한때 8천억원을 넘나들던 신용융자와 고객예탁금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

대기매수세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으로 외국인 매물이라는 억제요인이
사라지면 주가는 용수철처럼 튀어오를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반면 기업 부도우려감이 여전한 복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해태그룹이 화의신청으로 1일 매매거래가 중단됐다.

원화자금난은 물론 외화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종금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해결되지 않는한 연쇄부도 우려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 투자전략 =외국인 매도와 정부대책이 어떤 그림을 그릴 것인가에 따라
투자전략을 달리해야 할 것이다.

한도 확대 이후에도 외국인 매물이 줄어들지 않을 경우엔 매수를 자제하는게
바람직해 보인다.

반면 주가가 역사적인 저점에 근접한 만큼 기관과 일부 "큰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저가대형주를 분할매수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만하다.

박용선 선경경제연구소 조사실장은 "낙폭이 큰 한전과 일부 은행.건설주와
조선주 등이 관심대상"이라고 밝혔다.

[[ 시장주변 주요재료 점검 ]]

<< 호재 >>

<>외국인 한도 확대 (3일)
<>고객예탁금 증가, 신용감소세
<>정부, 증시안정책 마련설

<< 악재 >>

<>외국인 매도세 지속 전망
<>기업부도설
<>정국 불안 지속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