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연합 (UAE)과의 경기를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 "유종의의
미"를 거둔다.

98 프랑스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일본과의 홈경기에서
어이없는 완패를 당한 한국 월드컵축구대표팀이 UAE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르기 위해 3일 오전 11시20분 아시아나항공 (OZ321)편으로 중동
원정길에 오른다.

이미 본선티켓은 확정지었지만 1일 일본전에서의 패배로 체면을 구긴
대표팀은 UAE 원정경기의 승리로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굳은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일본전이 끝난뒤 하루밤의 휴식으로 피로를 푼 대표팀은 출국 하루 전인
2일 오후 숙소인 타워호텔에 다시 모여 비장함이 깃든 표정으로 UAE전
전략수립에 머리를 맞댔다.

선수들은 특히 지난 달 4일 잠실주경기장 1차전에서 0-3으로 완패했던
UAE의 라우리 산드리 감독이 당시 심판의 편파판정에 강력히 항의한 것과
관련, 이번 만큼은 변명의 여지가 없도록 대승한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선수단을 이끌고 중동 원정길에 나서는 차범근 감독의 마음은
편하지만은 않다.

주장 최영일이 1일 경기에서 두 차례 경고로 퇴장당해 UAE전 출장이
불가능하고 "골잡이" 최용수마저 일본과의 경기에서 입은 코뼈 부상으로
최종전에 출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격과 수비의 두 기둥이 결장하는 것은 바로 "차, 포 떼고 장기 두는"
격.

차범근 감독은 이에 따라 돌아온 홍명보를 스위퍼로 다시 내리고
이민성과 장대일을 좌우 풀백으로 기용하는 한편 미드필드진과 공격진에
변화를 주어 분위기를 쇄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UAE와의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는 오는 9일 오후 9시55분 (한국시간)
아부다비에서 벌어진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