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정보화는 1등이 되기 위한 도구가 아닌 생존의 필수조건입니다"

LG엔지니어링의 CIO인 원정희(50) 전무는 정보화가 돼있지 않은 기업은
더이상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전무가 정보기술(IT)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5년 LG엔지니어링의
CIO를 맡으면서부터.

CIO를 맡기전까지는 17년 가까이 영업분야에서만 활동했다.

지난 71년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후 78년까지는 국내 엔지니어링
업체의 모태인 코리아엔지니어링에 몸담기도 했다.

원전무는 "최근 해외에서 발주되는 플랜트 입찰에서 IT를 토대로한 전자
공정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공정서는 플랜트 상세설계부터 유지보수에 관한 사항을 모두 포함해야
하는데 정보처리프로그램의 일부인 데이터베이스(DB)가 없으면 작성이
불가능하다.

그는 95년부터 이같은 상황변화에 대비해 새로운 "엔지니어링 CALS(생산
운영 조달정보시스템) & EC(전자거래)" 구축에 나서 내년 4월에 완성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원전무의 영업노하우가 담긴 이 정보처리프로그램은 플랜트 건설비용 및
계획 등을 다루는 프로젝트관리시스템(PMIS), 플랜트 설계와 구매 및 건설
정보시스템, 기업문서관리시스템(EDMS) 등 3개 부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전무는 PMIS가 내년에 완성되고 지난 9월말 구축된 설계시스템 및 EDMS와
연동되면 해외지사를 네트워크로 연결, 24시간 깨어 있는 LG엔지니어링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인력의 40%이상이 국제간 서류수발 등 잡무로부터 벗어나 진취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되고 문서수발 과정에서 꼭 생기는 오차를 완전히
없앰으로써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보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기술확보가 아닌 정보
표준화에 대한 조직원의 저항이었다"고 말했다.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손해를 보는 직원들이 의문을 표시했으나
일부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비용절감 자기향상기회 등 눈에 보이는 성과들이
나타나자 오히려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원전무는 "앞으로 고객의 요구에 충실한 맞춤IT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급변하는 사업환경을 꿰뚫어 보고 한발 앞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김도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