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따른 대형유통업체들의 잇단 부도 등의 영향으로 대구지역에
진출하려던 역외 대형유통업체들이 잇따라 사업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지역 진출을 위해 부지를 확보해둔 이들
대형업체들은 경기침체가 예상외로 심각해지자 사업을 포기하거나 사업
계획을 계속 미루면서 상황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마크로의 경우 대구진출을 위해 북구 팔달교 인근에 3천7백여평의 부지를
마련, 올해초 조건부로 교통영향평가를 받았으나 조건을 충족이 어렵다며
사실상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로는 서울지역의 영업결과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하자 국내
신규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추진중이어서 그 첫대상이 대구가 될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

북구 칠성동 시민회관 뒤편에 2천4백여평의 부지를 마련해둔 뉴코아백화점
의 경우 최근 무리한 사세확장으로 부도위기에 몰려 대구 출점이 사실상
불가능해 졌다.

신세계 백화점도 성서에 대규모 백화점과 할인점을 건설하기 위해 부지를
매입한지 1년이 넘었으나 사업계획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으며 거평의 더
베스트클럽 등도 사업계획을 장기과제로 넘겼다.

까르푸는 동구 방촌동에 하이퍼마켓형 할인점을 건립 중인데 초기공사
수준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죽전네거리 부지 개발은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롯데도 대구민자역사에 지하철 연결진입로 공사만 하고 있을 뿐 본건물
공사는 상황진전만 지켜보면서 계속 미루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대구지역의 경우 섬유 등 주력업종 경기가 계속 침체 상태를
보이고 있는데다 유통업체가 난립하면서 프라이스 클럽 등 대형 업체들도
예상외로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신경원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