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소설의 대가로 불리는 제프 콕스의 신작장편 "소설 벤처경영"
(정영목역 전 2권 황금가지)이 출간됐다.

회사측의 갑작스런 해고로 벼랑끝에 선 중년남자가 절망을 이기고
창업에 성공하는 얘기.

"위기"를 "기회"로 바꾼 주인공의 홀로서기와 경영수업 과정이 실감나게
그려져 명퇴.조퇴자뿐만 아니라 벤처기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관심을
모은다.

일반 창업안내서와 달리 경영현장에서 일어날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을
복합 시나리오 형태로 반영해 흥미를 더한다.

마이클은 감원 열풍속에서 부하들의 해고에 반대하다 쫓겨난 비디오
광고회사 부장.

함께 축출된 직원들과 새 회사를 설립하지만 실패를 거듭하던 그는
설상가상으로 대기업 중역자리에서 쫓겨난 아내와의 불화까지 겹쳐
사면초가에 빠진다.

부부사이가 악화되면서 팀동료 태니에게 사랑을 느끼던 그는 어느날
가상현실을 활용한 신제품 "비디오바이크" 개발에 눈뜬다.

이 제품은 실내헬스용 자전거에 비디오를 설치해 야외에서 하이킹하는
느낌을 갖도록 시뮬레이트한 것.그렇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이
쉬울리 없다.

위기는 계속됐다.

비디오바이크 개발이 완성단계에 들어섰을 때 예기치 않은 불상사가
터졌다.

페달을 빠르게 밟으면 화면이 불안정해지다 몇초후 멈추고 아예 깨져
버리는게 아닌가.

당황한 그들은 인터넷 대화방에서 해직 기술자를 만나 거액을 주고
프로그램을 수정 복구한다.

가까스로 제품을 만들어 전시장에 선보이는 날에도 여러 문제가
발생하지만 기지를 발휘해 이벤트를 성공리에 마친다.

상품성을 확인한 마이클은 다음날 맨해턴의 헬스클럽 소유주와 5대의
판매계약을 체결,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는다.

일자리를 찾던 아내 리건에게 마케팅을 맡겨 주요 도시를 누비게 하는
동안 "주간 피트니스"에 비디오바이크가 표지사진으로 소개되자 고객들의
반응은 뜨거워진다.

이때 다시 고비가 닥쳤다.

마이클이 태니와 바람피운 사실을 안 아내는 "남편에 대한 복수"의
일환으로 판촉여행중 만난 서부의 경쟁기업 대표에게 소프트웨어를 훔쳐다
주기로 한다.

그녀가 마이클에게 돌아왔을 때 회사는 4백개의 비디오바이크를
1월초까지 설치해달라는 주문때문에 눈코뜰새 없는 상태였다.

납품을 앞두고 대만에서 실려오는 모니터와 전국 각지의 하청업자들로
부터 부품을 받기 위해 그물처럼 짜여진 일정이 시작됐다.

그러나 CD롬을 갖고 합류하기로 했던 리건은 메인프로그램을 복사한뒤
서부로 날아가 버렸다.

하지만 디스켓을 확인한 경쟁사는 아연실색하고 그녀는 버림받는다.

도난방지용 암호때문에 디스켓이 무용지물로 변한 것.

집합장소에서 기다리던 마이클은 뒤늦게 상황을 깨닫고 필사적인
노력끝에 리건을 찾아 CD롬을 발견해 조립한 뒤 눈보라치는 도로를 달려
무사히 납품한다.

2년후 크리스마스를 사흘 앞둔 날, 마이클은 자신이 해고당했던 사무실에
꾸민 회장 자리에 앉아 새로운 사업인 로맨스 인터액티브영화 대본을
검토하며 흘러간 옛일과 미래를 떠올린다.

그의 새해 매출목표는 8백만달러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