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던 외국인한도확대가 "역시나"로 끝났다.

한도확대 첫날인 3일 유입액은 과거보다 적었다.

6차에 걸친 확대중 제일 적은 규모다.

외국인들은 이날도 한전을 중심으로 매도물량을 쏟아냈다.

외국인자금유출에 따른 환율폭등과 주가추락을 외국인자금유입으로
해결하겠다는 "이외제이"정책은 실패로 끝난 셈이다.

SK텔레콤 포항제철 삼성전자 등에 외국인 매수가 몰리고 개인들이 저가
대형주 및 소형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주가가 오르긴 했다.

그러나 언제다시 추락세로 돌아설지 불안한 실정이다.

외국인들이 애절한 "초혼가"를 뒤로 하고 발길을 돌리지 않고 있기 때문
이다.

현재 경제위기의 근인은 금융시장불안에 따른 기업의 연쇄부도우려와
외국인자금이탈에 따른 원달러환율 급등이다.

종금사가 연쇄부도의 중심에 있다.

종금사들은 막대한 부실채권과 예금인출 및 외화자금상환요구에 밀려
유동성위기에 몰리면서 생존을 위해 기업여신을 회수하고 있어서다.

종금사를 떠난 돈이 은행신탁 등으로 유입되고 있으나 기업으로까지
연결되지 않고 있다.

금융기관의 자금중개기능이 마비돼 돈이 돌지 않고 있는 탓이다.

금융기관의 부실화를 우려한 외국인들이 주식을 내다팔고 한국을 떠나고
있어 환율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재경원과 한은이 "환율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환율안정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외국인들의 불안감을 말끔히 씻지 못하고 있다.

기관들에게 순매수를 "독려"한다든지 아무도 믿지 않는 "환율방어" 선언
만으로는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종금사에게 한은에서 실세금리로 특융을 제공하고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 재정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소리에 귀기울여야
할 때다.

홍찬선 < 증권부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