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한도가 확대됐으나 외국인 자금유입은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증권사 관계자들은 우울한 모습이었다.

예비주문을 받은 결과 SK텔레콤만이 높은 경쟁률을 보였을뿐 나머지는 모두
한도가 남아돌았다.

한도 확대이후 외국인들은 어떤 투자자세를 보일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조치로 핵심블루칩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매수자금
이 대거 유입돼 지난 10월2일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

그러나 외국인 매도공세가 이날로 일단락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게 증권
업계의 대체적인 의견.

대우증권 곽영교 국제영업팀장은 "한전주를 제외하고는 외국인 매물이 이날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매도세가 주춤해졌다기 보다는 한도 확대
조치를 지켜본후 매도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외국인들이 많은 것 같다"고 풀이.

ING베어링 남영섭 영업부장은 "오전 한때 외국인 매물이 3백여억원정도
나왔으나 오후들어 매도주문이 감소했다.

한도 확대조치 이후 외국인들이 어떻게 나올지는 환율과 금리 등의 변수에
달렸다"고 전망.

<>.각 증권사 국제영업부 관계자들은 이번 한도 확대를 통한 자금유입
규모가 당초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역력.

무엇보다 주문수량이 크게 줄어든데다 오전 동시호가 주문을 접수한 결과
SK텔레콤이 70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 외에는 모두 미달돼 한도가 남아
돌았기 때문.

곽영교 대우증권 국제영업부장은 "오전 동시호가에 포항제철의 경우
0.9대 1, 삼성전자는 0.3대 1로 한도가 소진되지 않았고 다른 종목들에도
거의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았다"며 "한도 확대는 결국 증시부양에 전혀
효과가 없는 처방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국제영업부 관계자는 "지난 5월2일 한도 확대때는 전날 꼬박
밤을 세웠고 당일날 점심도 먹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아침에 조금 일찍 출근
했을 뿐이고 점심시간도 넉넉하게 활용했다"며 이전과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또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탓에 다른 외국인의 매매동향만
묻고 실제 주문을 하지 않는 외국인도 많아 증권사 국제영업부 직원들을
허탈하게 했다.

<>.이날 오전 각 증권사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예비주문을 받은 결과
SK텔레콤만이 높은 경쟁률을 보였을뿐 다른 종목은 한도여유분을 채우지
못했다.

포철이 0.9대 1로 한도소진에 근접했을뿐 삼성전자(0.3대 1) 삼성화재
(0.22대 1) 삼성전관(0.29대 1)은 미미한 경쟁률을 보였고 제주은행 새한종금
한외종금은 아예 한주도 주문이 없었다.

증권감독원은 예비주문으로 배정된 수량이 다 체결된다고 가정하면 이날
외국인의 투자자금 유입규모는 2천1백8억원어치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예비주문에는 허수주문도 있다"며 "장중에 외국인
매도세가 다시 시작되면 외국자금유입규모는 적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날 외국인들의 매수자금은 홍콩 영국 미국계가 골고루 섞여 들어왔다
는게 증권사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주식양도차익 과세문제 해결이 별 메리트가 없어서인지 일본계
자금유입규모는 기대한 만큼 크지 않았다고.

대우 LG 쌍용 현대 등 대형증권사별로 총매수유입자금중 일본쪽 자금은
5~10%도 채 안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단기투자자금보다는 장기적인 미국계 연기금 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증권사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단기투자자금의 경우 원.달러환율이 안정돼 있지 않아 환차손을 우려,
유입되지 않았다는 것.

<>.국내 역외펀드들도 사자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외수펀드는 팔자에 나서는 반면 역외펀드는 사들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역외펀드들은 장외시장(OTC)에서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는 SK텔레콤
등을 매수타깃으로 잡았다는 것.

SK텔레콤을 사들였다가 순수 외국인에게 다시 프리미엄을 받고 되팔수
있다는게 그 이유.

<>.증권사별 유입규모는 체결기준으로 오후 2시 현재 LG증권(5백여억원)
쌍용현대 대우증권(2백여억원) 등으로 추정됐다.

이에 비해 ING베어링 자딘플레밍 HG아시아 등 외국증권사 지점을 통한
유입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관계자들이 울상을 짓기도.

< 현승윤.최명수.김남국.김홍열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