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금융개혁법률안을 차기정권에서 처리하자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4일부터 시작된 금융개혁법률안소위에 참여함에 따라
한국중앙은행법 개정안 등 이들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재정경제원에서는 일부 양보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법안통과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회의 정세균 의원측은 "당론에는 변화가 없지만 소위를 거부할 명분도
없어 참여하게 됐다"며 "그러나 내용에는 상당한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해
일단 법안심의에 참여해 일부 내용을 수정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에서는 이들 양당이 향후 집권가능성에 대비해 골치아픈 금융개혁문제를
현 정권하에서 처리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민회의측이 금융감독기관 통합이라는 기본골격에 대해 반대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는 등 여야간 시각차가 워낙 커서 논의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관치금융 청산 등이 금융개혁의 핵심이지 감독기관 통합이 핵심이 아니라는
것이다.

야당은 중앙은행에 물가안정목표제(인플레이션타기팅)를 도입하는 방안에
있어서도 통화관리 오류에 의한 물가상승을 수치화할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
이다.

한국은행을 한국중앙은행으로 개명하는 것도 의미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대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비은행권에 대해서도 지준을
부과해야 한다는 한은측 주장에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를 총리실산하에 두는 문제에 대해서도 야당은 반대입장
이다.

각당이 내각제든 책임총리제든 총리실을 강화하려는 입장인데 그밑에 업무상
연관이 적은 금융감독기구를 두는 것은 정치적인 외압을 크게할수 있다며
재경원산하에 두고 견제장치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직원을 공무원화하는 것도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입장에서
바람직하지 않고 향후 정부구조 개편과 맞물려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법중 5대그룹에 경영참여를 허용하려는 것과 관련해서도 대기업들의
은행경영 참여에 일정한 제약을 두어야한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재경원은 골격은 고수하되 일부 내용을 수정할수 있다며 일단 연내통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융감독원직원의 공무원화와 관련, 감독기관의 반발이 거센데다 정부의
부담도 커 이를 양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한은의 독립성을 강화하면서 물가안정의 책임을 다른 형태로 지우는
방법도 검토중이다.


[[ 금융개혁 관련 제.개정 법률안 ]]

<>금융감독기구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제정)
->총리실 산하에 금융감독위원회및 금융감독원 설치

<>한국은행법
->은행감독원 분리, 재경원장관의 금통위의장 겸직 폐지

<>은행법
->5대그룹의 경영 참여

<>증권거래법
->증권관리위 폐지, 증권선물위 설치

<>보험업법
->보험감독업무를 금감원에 이관

<>예금자보호법
->예금채권 매입제도 도입

<>종합금융회사에 관한 법률
->계열기업군 여신한도 등 설정

<>선물거래법
->선물거래위원회 폐지

<>신탁업법
->신탁업자의 최소 자본금을 2백50억원으로 설정

<>상호신용금고법
->부실금고처리협의회 구성, 동일인 대출한도 상향 조정

<>금융산업의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감독체계 개편에 따른 권한 이양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기업집단결합 재무제표 작성 의무화

<>금융감독기구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제정 등에 따른
공인회계사법 등의 정비에 관한 법률안(제정)
->감독체계 개편에 다른 권한 이관

<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