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떨어지면 더 이상 시험을 치를수 없기 때문에 어느때보다도
긴장했습니다.

지금까지 묵묵히 지켜봐 주신 부모님과 아무런 불평없이 뒷바라지를
해온 아내에게 오늘의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제41회 행정고등고시에서 최고령 합격한 오홍균(35.진주시 상대2동
308 53)는 "지금까지 10차례 이상이나 낙방의 고배를 마셨지만 부모님과
집사람이 단한번도 실망하지 않고 반드시 합격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기 때문에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다"며 합격의 기쁨을 가족들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건국대 법대에 재학중이던 지난 8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험을 준비했다는
오씨는"시험에 떨어질때마다 확신이 서지 않아 공부를 계속하기가
힘들었다"며 "이제 아들과 가장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 90년 양은희(32.진주여중 교사)와 결혼해 세살박이 딸 승연을
두고 있는 오씨는 "서울의 신림동 고시촌과 경상대 도서관을 전전하며
공부할 때나 몇번씩 시험에 떨어질 때에는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있었으나
딸아이의 재롱을 보면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다"며 어렵게 공부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 김선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