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 등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한국의 국가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함에 따라 국내은행들의 중장기 외화차입이 잇따라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주택은행은 5일 "일본계및 독일계 등 6개 외국은행을 주간사로 선정하고
1억5천만달러규모의 FRN(변동금리부채권) 발행에 들어갔으나 한국경제침체
국가신용도 하락 등을 이유로 주간사들이 연기요청을 해왔다"고 밝혔다.

주택은행은 리보(런던은행간금리)에다 0.75%를 더한 수준에서 FRN 발행을
시도했지만 투자가들은 1.0%이상의 가산금리를 요구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택은행은 발행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 9월초부터 유럽및 홍콩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3년만기
1억5천만달러규모의 FRN 발행을 진행했으나 투자가들이 턱없이 높은 가산금리
를 요구, 발행을 최근 보류했다.

신한은행은 올해안에 클럽딜(사모방식 차입) 형태로 FRN의 발행을 재시도
한다는 방침이다.

또 살로먼브러더스 SBC워버그 등을 주간사로 해 3억5천만달러규모(7년만기)
의 유로본드 발행을 시도했던 수출입은행도 최근 투자설명회및 로드쇼를
취소했다.

수출입은행측은 "가산금리가 0.6%정도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2.0%
이상의 가산금리를 요구해왔다"며 "향후의 채권발행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같은 금리를 수용할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장기신용은행은 미국 유럽시장에서 2억달러의 후순위CB(전환사채)
를 발행하려 했지만 국내 주가 하락 등으로 여건이 악화돼 발행을 무기 연기
했다.

한편 한미은행은 이번주내에 홍콩시장에서 클럽딜방식으로 8천3백만달러를
차입할 예정이며 하나은행은 지난주까지 대만 중동계은행들을 대상으로 시장
탐색을 끝내고 내주부터 1억달러의 차입에 들어간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