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일자) 종금사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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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부도처리된 해태그룹에 대한 종금사의 자금지원 움직임은 주목할
만 하다.
화의 또는 법정관리가 실시될 경우 상당기간 동안 자금회수는 물론 이자도
받지 못해 큰 피해를 볼 것이기 때문에 화의 또는 법정관리신청을 취소하는
조건으로 돈을 대주겠다는 얘기인데 생각해볼 대목이 적지 않다.
해태그룹이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 등으로 부터 1천억원의 협조융자를
받고도 결국 부도를 낸 것은 전적으로 종금사 때문인 것으로 봐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은행들의 협조융자에 발맞춰 해태어음을 돌리지 않기로 약속했던
종금사들이 실제로는 협조융자금액보다 더많은 대출금을 회수해갔기
때문이다.
약속을 어겨 결국 부도를 내게해 당해 업체의 신용도를 떨어뜨릴대로
떨어뜨린 뒤, 지금와서 약속을 어겨가며 회수했던 돈을 다시 대주겠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종금사 관계자들은 어떻게 스스로를 합리화시키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것은 한 사발씩 올리브유를 내기로 약속한 유태인들이 하나같이
나하나 정도는 기름대신 물을 붓더라도 별 문제 없을 것이라며 잔꾀를
부려 결국 기름통에는 기름이라곤 찾아볼 수 없게 됐다는 얘기를 연상시킨다.
물론 종금사중에는 약속대로 해태어음을 돌리지 않은 곳도 전혀 없지는
않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종금사 행태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보편화돼있다.
실제로 대형 부도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종금사 귀책사유가
큰 것들이 허다하다.
어느 회사가 자금이 좋지 않다는 소문만 돌면 다투어 어음을 돌려 경영난을
더욱 가증시키고 결국 부도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 과연 공적인 성격이
강조되는 금융기관일수 있는지, 이제 종금사 관계자들은 스스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담보도 잡지 않았으니 자금이 나쁘다는 소문만 돌면 어쩔수 없이
어음을 돌리는건 자구행위가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경영행태로는 종금사들은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다.
자금이 어려운 업체에 대한 무차별적인 교환회부는 결국 종금사의 피해를
극대화시키는 결과가 된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거래선인 기업을 살려야 종금사도 살수 있다는 지극히 평범한 이치를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해태의 경우를 거울삼아 종금사가 연쇄부도를 촉발시키는 단견적인
위약행위는 철저히 자제해야 할 것이다.
근본적으로 영업행태도 달라져야 한다.
거의 전적인 어음할인 의존을 지양해야 한다.
현재 종합금융으로 이름붙은 대부분의 곳이 8.3조치 또는 82년 금융실명제
파동이후 사채양성화 목적으로 허가돼 글자그대로 단자업무에 전업해온
경험을 갖고 있지만, 이제는 "종합금융"이라는 바뀐 명칭에 맞게 투자은행
기능을 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어음할인 위주의 초단기적 자금운용에 치우친 종금은
그 자체가 기업경영의 불안요인일 수밖에 없는 문제점이 있다.
또 금융개방 이후에도 살아남으려면 다양한 금융서비스의 공급원이 돼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7일자).
만 하다.
화의 또는 법정관리가 실시될 경우 상당기간 동안 자금회수는 물론 이자도
받지 못해 큰 피해를 볼 것이기 때문에 화의 또는 법정관리신청을 취소하는
조건으로 돈을 대주겠다는 얘기인데 생각해볼 대목이 적지 않다.
해태그룹이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 등으로 부터 1천억원의 협조융자를
받고도 결국 부도를 낸 것은 전적으로 종금사 때문인 것으로 봐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은행들의 협조융자에 발맞춰 해태어음을 돌리지 않기로 약속했던
종금사들이 실제로는 협조융자금액보다 더많은 대출금을 회수해갔기
때문이다.
약속을 어겨 결국 부도를 내게해 당해 업체의 신용도를 떨어뜨릴대로
떨어뜨린 뒤, 지금와서 약속을 어겨가며 회수했던 돈을 다시 대주겠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종금사 관계자들은 어떻게 스스로를 합리화시키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것은 한 사발씩 올리브유를 내기로 약속한 유태인들이 하나같이
나하나 정도는 기름대신 물을 붓더라도 별 문제 없을 것이라며 잔꾀를
부려 결국 기름통에는 기름이라곤 찾아볼 수 없게 됐다는 얘기를 연상시킨다.
물론 종금사중에는 약속대로 해태어음을 돌리지 않은 곳도 전혀 없지는
않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종금사 행태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보편화돼있다.
실제로 대형 부도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종금사 귀책사유가
큰 것들이 허다하다.
어느 회사가 자금이 좋지 않다는 소문만 돌면 다투어 어음을 돌려 경영난을
더욱 가증시키고 결국 부도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 과연 공적인 성격이
강조되는 금융기관일수 있는지, 이제 종금사 관계자들은 스스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담보도 잡지 않았으니 자금이 나쁘다는 소문만 돌면 어쩔수 없이
어음을 돌리는건 자구행위가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경영행태로는 종금사들은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다.
자금이 어려운 업체에 대한 무차별적인 교환회부는 결국 종금사의 피해를
극대화시키는 결과가 된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거래선인 기업을 살려야 종금사도 살수 있다는 지극히 평범한 이치를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해태의 경우를 거울삼아 종금사가 연쇄부도를 촉발시키는 단견적인
위약행위는 철저히 자제해야 할 것이다.
근본적으로 영업행태도 달라져야 한다.
거의 전적인 어음할인 의존을 지양해야 한다.
현재 종합금융으로 이름붙은 대부분의 곳이 8.3조치 또는 82년 금융실명제
파동이후 사채양성화 목적으로 허가돼 글자그대로 단자업무에 전업해온
경험을 갖고 있지만, 이제는 "종합금융"이라는 바뀐 명칭에 맞게 투자은행
기능을 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어음할인 위주의 초단기적 자금운용에 치우친 종금은
그 자체가 기업경영의 불안요인일 수밖에 없는 문제점이 있다.
또 금융개방 이후에도 살아남으려면 다양한 금융서비스의 공급원이 돼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