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사와 다카미쓰 <소장> - 안충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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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부터 이틀간 지구온난화 현상에 대한 경제적 대응을 위한 한일
공동연구 추진을 위해 방한한 일본도쿄대학경제연구소의 사와 다카미쓰소장
과 중앙대학교 안충영 국제대학원장이 3일 "헤이세이 불황이후의 일본경제"
에 대한 대담을 가졌다.
사와 소장은 세계계량경제학회 펠로우로 추대된 일본경제학계의 저명교수
이며 "헤이세이 불황의 정치경제학" "일본경제의 난문" 등 베스트셀러
저자이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현상에 대한 경제적 대응과 관련한 국책연구과제를
주도하고 있다.
안원장은 한국계량경제학회 회장, 교토대학 교수, 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 편집자 >
=======================================================================
<> 안충영원장 =95년 5월15일 선생님과 함께 ''일본경제 어디로 가고 있나''
의 주제아래 한국경제신문 지상대담을 가진바 있습니다.
그뒤 2년반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선생님의 최신 저서 "일본경제의 난문"을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일본경제의 경기회복과 구조조정, 주가동향, 엔화의 대 달러환율 등은
아세아 주변국 특히 한국에도 중요 관심사항입니다.
지금 태국 바트화 위기를 계기로 싱가포르 말레이지아 홍콩의 주가폭락
등이 한국을 포함한 아세아 경제에 커다란 불안요인을 던지고 있습니다.
한국도 지금 환율급등,주가폭락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동남아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일본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합니다.
<> 사와 다카미쓰소장 =우선 이번 동남아 통화위기 현상에서 동남아,
나아가서 국제경제 전체가 종전보다 훨씬 긴밀하게 상호연관되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태국 홍콩의 주가하락이 주변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동시에 시장의
힘에 의하여 교정할 수 있는 휘드백 메카니즘이 빨리 작동될 수 있습니다.
현사태가 일본경제에 일시적 충격은 주지만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크게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금년 1월부터 일본의 평균주가는 하락국면에 있었는데 최근 동남아사태가
이를 약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안원장 ="헤이세이" 불황이 진행되는 동안 91년 2.9%에 이어 92,93,94년
일본은 제로%대의 성장을 기록하였습니다.
그러나 95년에는 2.4%, 96년에는 3.6%를 기록했습니다.
올해의 성장이 어떻게 예상되고 있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불황으로부터 이제 완전히 탈출하고 본격적 회복국면으로
진입하였다고 전망하는데는 아직도 이른 감이 있습니다.
<> 사와소장 =93년 10월을 기점으로 91년 5월부터 시작된 "헤이세이" 불황의
최저점을 지났습니다.
그후 4년이 경과한 지금까지 일본경제가 아직도 본래 건강을 회복하였다고
볼수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보다 2년반 전이 더 좋았습니다.
작년에 3.6%의 비교적 높은 성장을 유지한 것은 정부가 회계연도가 시작
되는 시점인 금년 4월 1일부로 소비세를 3%에서 5%로 인상하는 방침을 미리
고시한데 기인합니다.
소비자들이 소비세가 인상하기 전에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 맨션아파트
등의 구입으로 활황을 유발하였습니다.
그러나 소비세 인상이 실시된 이후 올해는 다시 제로%대 성장이 예상됩니다.
일본경제는 이제 성숙경제의 보편적 성장률인 2%대에서 만족하면서 구조
조정을 실시해야 합니다.
<> 안원장 =최근 동남아 통화위기는 중국의 저임 수출공세와 일본의 엔저
현상도 부분적으로 기여한 측면이 있습니다.
일본상품과 경합관계에 있는 한국의 수출경기에 타격을 주었고 초저금리의
엔화자금이 동남아에 대량 유입되면서 동남아경제의 버블현상을 촉발한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사와소장 =엔화는 93년 한때 달러당 79엔을 기록했습니다.
현재 엔화는 달러당 120~122엔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2년여 동안 엔화는 120엔대에서 유지되고 다시 엔고상태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일본의 무역흑자가 엔고 형성의 유일한 요인입니다.
그러나 엔저요인이 더욱 강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주가 하락과 그에 따른 외국인 투자가의 매도와 일본경제에 대한
국제적 신뢰 또한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이 엔저요인 입니다.
<> 안원장 =선생께서 전망하신 올해 제로%대의 저성장과 주가 하락속에서
일본의 경기주도는 어떠한 산업이 이끌어 갈 수 있을까요?
<> 사와소장 =비즈니스위크지는 두 얼굴의 일본 산업기사에서 1월초부터
하락하는 주식종목과 상승하는 주식종목으로 대별했습니다.
금융과 건설관계 주식은 하락하고 도요타자동차 소니 등 전자기기는 전반적
주가하락 속에서 주가상승을 기록했습니다.
일본경제의 성장출처는 앞으로도 역시 자동차와 전자기기 등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이들 업종은 21세기 이후 2010년까지 일본경제의 기축산업이 될 것으로
봅니다.
금융업에서 일본은 국제경쟁의 원천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 안원장 =한국경제가 최근 추구하는 경제개혁과제의 핵심은 금융개혁으로
요약되고 있습니다.
최근 내생적성장이론에서 효율적 금융중개기능은 수확체증까지 가져올 수
있다고 봅니다.
하시모또 내각은 일본식 금융빅뱅을 추진하였습니다.
영국과 같은 금융선진국이 아닌 금융후진국이 빅뱅을 구현하는데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을 것입니다.
각국의 금융발전 정도에 따라 가속도가 붙는 점진주의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헤이세이" 불황의 와중에서 금융기관이 안고 있는 불량채권 문제를 해결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인 것 같습니다.
<> 사와소장 =불량채권의 규모는 확실하지 않고 파악하기가 힘듭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10조엔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95년 9월 공정할인율을 0.5%에서 0.25%로 낮춘 것도 금융기관, 기업 모두에
불량채권 정리와 관련한 금융부담을 경감하여 주기 위한 조치입니다.
부실채권 정리는 21세기 이후까지 진행되면서 점진적으로 해결될 것입니다.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기관들이 2005년까지 합병없이 현재의 이름그대로
살아남을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보고 있습니다.
외국금융기관이 절반을 지배할 것으로 봅니다.
그것 자체가 일본의 소비자와 기업들에 불리할 것이 없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금융개혁은 앞으로 10년간 고난의 길을 걸을 것으로 봅니다.
전후 50년간 보호되어 있던 금융부문이 개혁되어야 합니다.
은행 보험 증권 상호간 업무영역 철폐,외국인이 일본에서의 활동에 대한
규제 완화와 금융기관들이 직접 경쟁강화에 나서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 갇힌 가축이 갑자기 황야에 팽개쳐질 때는 문제가
생깁니다.
조금씩 야성에 길들이는 노력이 필요하죠.일본식 빅뱅은 시간적 개념과
순서를 도입하여 이해함이 중요합니다.
<> 안원장 =21세기 성숙경제를 향한 일본형 경제 경영시스템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형 체제로 이행하는 징후가 부분적으로 목격이 됩니다.
<> 사와소장 =일본경제는 지금 계단을 계속 올라가다 마지막 계단을 오르기
위하여 잠시 평평한 쉼터에서 쉬고 있는 것에 비유될 수 있지요.
21세기로 가는 계단으로 오르기 위하여 종신고용제, 연공서열제도 등은
개편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완전히 미국 모델은 따라 갈 수는 없고 두제도의 장점을 살리면서
경쟁을 촉진하는 일본적인 시스템을 창안해야 합니다.
90년대 들어와 국내외 가격차 해소, 건설업계 담합금지, 공공사업에 대한
타당성 평가 등 비합리적 요소를 제거하는 것은 바람직한 변화입니다.
<> 안원장 =80년대를 통하여 "Japan 넘버원"이 주류였으나 작금의 정보화
시대의 흐름을 타고 다시 "America 넘버원"으로 되돌아 갔습니다.
80년대를 통하여 미국기업들은 후기공업화시대를 대비한 진통기에
있었습니다.
정보화의 하부구조를 구축하고 기업의 리엔지니어링, 다운사이징을 추구
하였습니다.
<> 사와소장 =21세기에서도 일본경제에서 자동차, 전자제품이 주력산업으로
있으면서 정보화 관련 산업이 신장될 것입니다.
공업화 후기 사회에서 일본제조업의 고도정보화를 추진하는 것이 산업구조
개편의 핵이 될 것입니다.
일본의 교육 행정 경영이 바로 이와 같은 파라다임에 맞추어 개조되어야
합니다.
<> 안원장 =일본적 집단주의 의식구조와 제도가 정보화시대에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한국인은 일본인보다 덜 집단적이고 개인주의 성향이 더욱 강하여 개인의
창의성을 최대로 살려가는 방향에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견해가 크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 사와소장 =일본의 통계연구소가 20년전 미국의 경영인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미국식 제도에 근접한 순서에는 한국이 가장 가깝고 그 뒤가 대만,
그리고 3위가 일본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는 근대 유럽의 사회사상으로 한국 중국 일본에는
익숙하지 않았던 개념입니다.
일본에는 분명히 경쟁회피형, 위험회피형 정서, 민관일체 정신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 안원장 =일본은 산업화시대에 미국을 따라잡았다가 이제 정보화시대에
미국을 또 다시 캣취업해야 합니다.
일본에게 미국은 어쩌면 영원한 켓취업 대상이 되고 있는것 같습니다.
<> 사와소장 =87년 일본의 1인당 GDP가 미국 수준을 뛰어넘으면서 목표
상실, 근로의욕 저하 등이 일어났습니다.
이제 일본이 다시 따라잡아야 할 구체적 목표가 설정되었기 때문에 차라리
잘 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 안원장 =한국은 지금까지 재벌주도형 발전전략에 대하여 보완점을 심각
하게 찾고 있습니다.
대외개방은 재벌기업에 대한 경쟁요인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소기업 육성은 중요한 현안 과제입니다.
벤처사업을 육성하고 벤처자본을 함양하는데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제도는 "프론티어 정신"이 기저를 두고 있는 미국에서만이
가능한 개념으로 보고 있습니다.
<> 사와소장 =일리가 있는 말씀입니다.
이점과 관련하여 일본도 지금 벤처기업의 적극 육성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구체적 정책수단으로 일본은 최근 정부가 재정을 통하여 대학의 연구개발
잠재력을 최대로 활용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96년도부터 2000년까지 17조엔을 대학의 연구개발활동에 투입하고
국립대학의 교수들에게 지금까지 불법으로 되어 있던 민간기업과 산학협동을
가능케 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습니다.
<> 안원장 =선생의 "일본경제의 난문" 말미에 2010년대 중국인 주축의
화인경제권이 동아시아 경제에 지각변동을 가져온다는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 사와소장 =지금까지 OECD 국가의 12억 인구가 공업생산을 주도하여
왔습니다.
중국과 인도가 공업화를 본격 시작하기 때문에 2010년대에 이르면 세계
경제 전체가 공급과잉현상에 직면할 것입니다.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파장을 미칠 것입니다.
금번 동남아시아 주가하락과 외환위기도 중국의 급속 산업화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 안원장 =한국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주가 환율 국제수지 등에서 위기
의식이 팽배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에 대해 선생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사와소장 =일본도 전후 몇차례에 걸쳐 석유파동 엔고 등 경제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위기때마다 국민적 에너지가 결집되어 해결하여 왔습니다.
한국은 지금까지 경제의 구조전환의 난제를 잘 극복하여 왔습니다.
경제에 대한 국민적 자신감 자체를 상실하는 것이 위험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한국경제는 국민적 에너지 결집에 모범적 사례를 보여
왔습니다.
<> 안원장 =장시간 감사합니다.
-----------------------------------------------------------------------
안충영 원장 사와 다카미쓰 소장
=========== ==================
1941년생 1942년생
미 오하이오주립대 Ph. D. 일본 교토대 Ph. D.
세계은행 컨설턴트 미 일리노이대 객원교수
한국계량경제학회장 세계계량경제학회 펠로(Fellow)
일본 교토대학 객원교수 중앙환경심의회위원
한국국제경제학회장 국민생활심의회위원
중앙대 국제대학원 원장(현재) 일본 교토대 경제연구소장(현재)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7일자).
공동연구 추진을 위해 방한한 일본도쿄대학경제연구소의 사와 다카미쓰소장
과 중앙대학교 안충영 국제대학원장이 3일 "헤이세이 불황이후의 일본경제"
에 대한 대담을 가졌다.
사와 소장은 세계계량경제학회 펠로우로 추대된 일본경제학계의 저명교수
이며 "헤이세이 불황의 정치경제학" "일본경제의 난문" 등 베스트셀러
저자이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현상에 대한 경제적 대응과 관련한 국책연구과제를
주도하고 있다.
안원장은 한국계량경제학회 회장, 교토대학 교수, 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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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충영원장 =95년 5월15일 선생님과 함께 ''일본경제 어디로 가고 있나''
의 주제아래 한국경제신문 지상대담을 가진바 있습니다.
그뒤 2년반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선생님의 최신 저서 "일본경제의 난문"을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일본경제의 경기회복과 구조조정, 주가동향, 엔화의 대 달러환율 등은
아세아 주변국 특히 한국에도 중요 관심사항입니다.
지금 태국 바트화 위기를 계기로 싱가포르 말레이지아 홍콩의 주가폭락
등이 한국을 포함한 아세아 경제에 커다란 불안요인을 던지고 있습니다.
한국도 지금 환율급등,주가폭락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동남아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일본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합니다.
<> 사와 다카미쓰소장 =우선 이번 동남아 통화위기 현상에서 동남아,
나아가서 국제경제 전체가 종전보다 훨씬 긴밀하게 상호연관되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태국 홍콩의 주가하락이 주변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동시에 시장의
힘에 의하여 교정할 수 있는 휘드백 메카니즘이 빨리 작동될 수 있습니다.
현사태가 일본경제에 일시적 충격은 주지만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크게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금년 1월부터 일본의 평균주가는 하락국면에 있었는데 최근 동남아사태가
이를 약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안원장 ="헤이세이" 불황이 진행되는 동안 91년 2.9%에 이어 92,93,94년
일본은 제로%대의 성장을 기록하였습니다.
그러나 95년에는 2.4%, 96년에는 3.6%를 기록했습니다.
올해의 성장이 어떻게 예상되고 있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불황으로부터 이제 완전히 탈출하고 본격적 회복국면으로
진입하였다고 전망하는데는 아직도 이른 감이 있습니다.
<> 사와소장 =93년 10월을 기점으로 91년 5월부터 시작된 "헤이세이" 불황의
최저점을 지났습니다.
그후 4년이 경과한 지금까지 일본경제가 아직도 본래 건강을 회복하였다고
볼수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보다 2년반 전이 더 좋았습니다.
작년에 3.6%의 비교적 높은 성장을 유지한 것은 정부가 회계연도가 시작
되는 시점인 금년 4월 1일부로 소비세를 3%에서 5%로 인상하는 방침을 미리
고시한데 기인합니다.
소비자들이 소비세가 인상하기 전에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 맨션아파트
등의 구입으로 활황을 유발하였습니다.
그러나 소비세 인상이 실시된 이후 올해는 다시 제로%대 성장이 예상됩니다.
일본경제는 이제 성숙경제의 보편적 성장률인 2%대에서 만족하면서 구조
조정을 실시해야 합니다.
<> 안원장 =최근 동남아 통화위기는 중국의 저임 수출공세와 일본의 엔저
현상도 부분적으로 기여한 측면이 있습니다.
일본상품과 경합관계에 있는 한국의 수출경기에 타격을 주었고 초저금리의
엔화자금이 동남아에 대량 유입되면서 동남아경제의 버블현상을 촉발한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사와소장 =엔화는 93년 한때 달러당 79엔을 기록했습니다.
현재 엔화는 달러당 120~122엔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2년여 동안 엔화는 120엔대에서 유지되고 다시 엔고상태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일본의 무역흑자가 엔고 형성의 유일한 요인입니다.
그러나 엔저요인이 더욱 강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주가 하락과 그에 따른 외국인 투자가의 매도와 일본경제에 대한
국제적 신뢰 또한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이 엔저요인 입니다.
<> 안원장 =선생께서 전망하신 올해 제로%대의 저성장과 주가 하락속에서
일본의 경기주도는 어떠한 산업이 이끌어 갈 수 있을까요?
<> 사와소장 =비즈니스위크지는 두 얼굴의 일본 산업기사에서 1월초부터
하락하는 주식종목과 상승하는 주식종목으로 대별했습니다.
금융과 건설관계 주식은 하락하고 도요타자동차 소니 등 전자기기는 전반적
주가하락 속에서 주가상승을 기록했습니다.
일본경제의 성장출처는 앞으로도 역시 자동차와 전자기기 등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이들 업종은 21세기 이후 2010년까지 일본경제의 기축산업이 될 것으로
봅니다.
금융업에서 일본은 국제경쟁의 원천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 안원장 =한국경제가 최근 추구하는 경제개혁과제의 핵심은 금융개혁으로
요약되고 있습니다.
최근 내생적성장이론에서 효율적 금융중개기능은 수확체증까지 가져올 수
있다고 봅니다.
하시모또 내각은 일본식 금융빅뱅을 추진하였습니다.
영국과 같은 금융선진국이 아닌 금융후진국이 빅뱅을 구현하는데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을 것입니다.
각국의 금융발전 정도에 따라 가속도가 붙는 점진주의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헤이세이" 불황의 와중에서 금융기관이 안고 있는 불량채권 문제를 해결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인 것 같습니다.
<> 사와소장 =불량채권의 규모는 확실하지 않고 파악하기가 힘듭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10조엔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95년 9월 공정할인율을 0.5%에서 0.25%로 낮춘 것도 금융기관, 기업 모두에
불량채권 정리와 관련한 금융부담을 경감하여 주기 위한 조치입니다.
부실채권 정리는 21세기 이후까지 진행되면서 점진적으로 해결될 것입니다.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기관들이 2005년까지 합병없이 현재의 이름그대로
살아남을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보고 있습니다.
외국금융기관이 절반을 지배할 것으로 봅니다.
그것 자체가 일본의 소비자와 기업들에 불리할 것이 없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금융개혁은 앞으로 10년간 고난의 길을 걸을 것으로 봅니다.
전후 50년간 보호되어 있던 금융부문이 개혁되어야 합니다.
은행 보험 증권 상호간 업무영역 철폐,외국인이 일본에서의 활동에 대한
규제 완화와 금융기관들이 직접 경쟁강화에 나서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 갇힌 가축이 갑자기 황야에 팽개쳐질 때는 문제가
생깁니다.
조금씩 야성에 길들이는 노력이 필요하죠.일본식 빅뱅은 시간적 개념과
순서를 도입하여 이해함이 중요합니다.
<> 안원장 =21세기 성숙경제를 향한 일본형 경제 경영시스템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형 체제로 이행하는 징후가 부분적으로 목격이 됩니다.
<> 사와소장 =일본경제는 지금 계단을 계속 올라가다 마지막 계단을 오르기
위하여 잠시 평평한 쉼터에서 쉬고 있는 것에 비유될 수 있지요.
21세기로 가는 계단으로 오르기 위하여 종신고용제, 연공서열제도 등은
개편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완전히 미국 모델은 따라 갈 수는 없고 두제도의 장점을 살리면서
경쟁을 촉진하는 일본적인 시스템을 창안해야 합니다.
90년대 들어와 국내외 가격차 해소, 건설업계 담합금지, 공공사업에 대한
타당성 평가 등 비합리적 요소를 제거하는 것은 바람직한 변화입니다.
<> 안원장 =80년대를 통하여 "Japan 넘버원"이 주류였으나 작금의 정보화
시대의 흐름을 타고 다시 "America 넘버원"으로 되돌아 갔습니다.
80년대를 통하여 미국기업들은 후기공업화시대를 대비한 진통기에
있었습니다.
정보화의 하부구조를 구축하고 기업의 리엔지니어링, 다운사이징을 추구
하였습니다.
<> 사와소장 =21세기에서도 일본경제에서 자동차, 전자제품이 주력산업으로
있으면서 정보화 관련 산업이 신장될 것입니다.
공업화 후기 사회에서 일본제조업의 고도정보화를 추진하는 것이 산업구조
개편의 핵이 될 것입니다.
일본의 교육 행정 경영이 바로 이와 같은 파라다임에 맞추어 개조되어야
합니다.
<> 안원장 =일본적 집단주의 의식구조와 제도가 정보화시대에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한국인은 일본인보다 덜 집단적이고 개인주의 성향이 더욱 강하여 개인의
창의성을 최대로 살려가는 방향에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견해가 크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 사와소장 =일본의 통계연구소가 20년전 미국의 경영인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미국식 제도에 근접한 순서에는 한국이 가장 가깝고 그 뒤가 대만,
그리고 3위가 일본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는 근대 유럽의 사회사상으로 한국 중국 일본에는
익숙하지 않았던 개념입니다.
일본에는 분명히 경쟁회피형, 위험회피형 정서, 민관일체 정신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 안원장 =일본은 산업화시대에 미국을 따라잡았다가 이제 정보화시대에
미국을 또 다시 캣취업해야 합니다.
일본에게 미국은 어쩌면 영원한 켓취업 대상이 되고 있는것 같습니다.
<> 사와소장 =87년 일본의 1인당 GDP가 미국 수준을 뛰어넘으면서 목표
상실, 근로의욕 저하 등이 일어났습니다.
이제 일본이 다시 따라잡아야 할 구체적 목표가 설정되었기 때문에 차라리
잘 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 안원장 =한국은 지금까지 재벌주도형 발전전략에 대하여 보완점을 심각
하게 찾고 있습니다.
대외개방은 재벌기업에 대한 경쟁요인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소기업 육성은 중요한 현안 과제입니다.
벤처사업을 육성하고 벤처자본을 함양하는데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제도는 "프론티어 정신"이 기저를 두고 있는 미국에서만이
가능한 개념으로 보고 있습니다.
<> 사와소장 =일리가 있는 말씀입니다.
이점과 관련하여 일본도 지금 벤처기업의 적극 육성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구체적 정책수단으로 일본은 최근 정부가 재정을 통하여 대학의 연구개발
잠재력을 최대로 활용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96년도부터 2000년까지 17조엔을 대학의 연구개발활동에 투입하고
국립대학의 교수들에게 지금까지 불법으로 되어 있던 민간기업과 산학협동을
가능케 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습니다.
<> 안원장 =선생의 "일본경제의 난문" 말미에 2010년대 중국인 주축의
화인경제권이 동아시아 경제에 지각변동을 가져온다는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 사와소장 =지금까지 OECD 국가의 12억 인구가 공업생산을 주도하여
왔습니다.
중국과 인도가 공업화를 본격 시작하기 때문에 2010년대에 이르면 세계
경제 전체가 공급과잉현상에 직면할 것입니다.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파장을 미칠 것입니다.
금번 동남아시아 주가하락과 외환위기도 중국의 급속 산업화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 안원장 =한국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주가 환율 국제수지 등에서 위기
의식이 팽배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에 대해 선생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사와소장 =일본도 전후 몇차례에 걸쳐 석유파동 엔고 등 경제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위기때마다 국민적 에너지가 결집되어 해결하여 왔습니다.
한국은 지금까지 경제의 구조전환의 난제를 잘 극복하여 왔습니다.
경제에 대한 국민적 자신감 자체를 상실하는 것이 위험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한국경제는 국민적 에너지 결집에 모범적 사례를 보여
왔습니다.
<> 안원장 =장시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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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충영 원장 사와 다카미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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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생 1942년생
미 오하이오주립대 Ph. D. 일본 교토대 Ph. D.
세계은행 컨설턴트 미 일리노이대 객원교수
한국계량경제학회장 세계계량경제학회 펠로(Fellow)
일본 교토대학 객원교수 중앙환경심의회위원
한국국제경제학회장 국민생활심의회위원
중앙대 국제대학원 원장(현재) 일본 교토대 경제연구소장(현재)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