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건설업체가 외국업체와 손잡고 제3국에 공동진출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국내건설시장이 개방된이후 국내건설업체들이 분야별로 경쟁력 있는
외국업체와 기술및 업무제휴를 맺고 제3국에서 공동으로 공사를 수주하거나
개발사업을 잇따라 벌이고 있다.

이같은 전략적 제휴는 주로 외국업체가 금융 기자재 설계등을 담당하고
국내업체가 시공및 기술분야를 맡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일본과는 지난 4월 양국 건설업체가 제3국 공동진출을 활성화한다는데
공식 합의할 정도로 긴밀히 추진되고 있다.

이는 메콩강 개발을 추진하는 동남아를 비롯 서남아 중국 남미 등지에서
쏟아져 나올 대형프로젝트를 겨냥, 경쟁보다는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보다 나은 방안이라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제휴방안도 공사의 단순부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획 자금조달 설계
시공 감리 등 모든 공정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확산되고 있다.

쌍용건설은 지난 9월 아랍에미리트에서 7천7백30만달러 규모의 고층호텔
신축공사를 벨기에 베식스사와 공동으로 수주했다.

이 공사는 국내건설업체가 유럽 건설업체와 처음으로 공동수주한 사례다.

이들 회사가 50대 50의 비율로 건립하게 될 이 호텔은 객실수가 4백개에
달하는 대형건물로 오는 2000년 6월 완공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말 베트남에서 5천2백만달러 규모의 다미수력발전소를
일본 마에다사와 공동으로 수주했고 지난해 10월에는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에서 셀라양 병원공사를 일본의 오바야시사와 공동수주했다.

롯데건설은 지난 9월 국내업체중에선 처음으로 일본 공공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일본 니가타현이 발주한 니가타현 종합스타디움 제3공구 건축공사
를 일본의 다이세이 다이이치건설공업 등과 함께 48억엔에 수주했다.

롯데측은 이번 수주로 일본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고 현지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진출을 적극 확대키로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공사금액이 5억달러 규모인 인도네시아 최초의 카프로락탐
생산공장 건설프로젝트를 독일업체와 공동으로 따냈다.

삼성은 이번 프로젝트 수행으로 최소 2억달러 이상의 몫을 거둬들일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다국적 건설업체인 ABB사, 브라질의 CPBO사와 공동으로 지난해말
말레이시아에서 4억7천3백만달러의 바쿤댐 공사를 수주했다.

이 회사는 또 세계적인 플랜트전문업체인 브라운&루트사와 제휴를 맺고
카타르에서 7천5백만달러의 두칸가스추출및 재처리공사도 수주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일본의 해양준설및 매립 전문업체인 펜타오션사와
공동으로 주롱섬 매립공사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8억달러가 넘는 전체공사비중 삼성물산은 1억4백만달러 규모의 공사를
담당한다.

이 회사는 또 발전소분야의 전문업체인 미국의 스톤&웹스터사와 손잡고
대만지역 발전소 건설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원자력발전소 분야의 경우 캐나다의 AECL사, 개발형 투자사업은
일본의 후쿠오카지쇼사와 각각 제휴를 맺고 제3국 진출에 나서고 있다.

이중 후쿠호카지쇼사와는 일본에서 재개발사업등을 공동으로 벌인데 이어
지난해말 태국 방콕에서 1억2천만달러의 40층 아소케 빌딩 건축공사를 진행
하고 있다.

이처럼 외국업체와의 해외시장 공동진출이 늘고 있는 것은 세계무역기구
(WTO) 출범으로 지난해부터 국제입찰대상 건설공사가 급증하면서 기술력
시공력 시장장악력 등 취약한 분야를 서로 보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