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기구나 해외민간기금의 프로젝트개발기금에 눈을 돌려라.

최근 해외건설시장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개발붐이 일면서 대형프로젝트
들이 대부분 시공뿐만 아니라 자금조달을 전제로 발주되고 있다.

이처럼 발주패턴이 달라지고 있어 이들 공사를 따내기 위해서는 대출
조건이 유리하거나 원금상환 이자지급 등의 부담이 없는 세계금융기구 및
해외민간펀드를 이용한 자금조달이 시급한 상황이다.


[[ 사례 ]]

홍콩의 투자회사인 밸몬트호텔투자사(BHIL)는 국제금융공사(IFC)의 자금을
활용, 민간개발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호텔체인 운영업체인 BHIL사는 지난 86년 자유경제체제로 전환된뒤 사회가
안정되면서 국내외 관광객 및 투자자들의 발길이 늘고 있는 라오스의 빈약한
호텔시장진출을 계획하게 된다.

인근 지역에서 추진된 2건의 민간호텔프로젝트에 IFC의 자금이 지원된
사실에 착안, 이 기구의 자금활용을 추진했다.

우선 지역전문가를 동원해 라오스내 기존 숙박시설 수준과 향후 호텔시장
전망 등 철저한 시장조사를 거쳐 사업타당성과 자금조달계획 등을 세웠다.

여기에 철저한 마케팅전략을 통해 준공후 2년이면 손익분기점을 넘어
조달자금을 조기상환할 수 있다는 내용도 강조했다.

BHIL사는 현금회수기간이 짧고 리스크가 낮은 반면 투자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우선 투자한다는 IFC의 기본방침을 간파, 철저한 사전준비를 한
것이다.

IFC는 현지조사팀을 파견,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유시장체제로 전환한
뒤 호텔과 관광사업이 라오스의 외화획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투자성
이 있다고 판단, 최종 1백40만달러를 단독지원키로 결정했다.

투자조건은 리보금리(US달러 6개월기준)에 3.75%를 더한 이율로 지급시점
에서 3년거치 7년에 걸쳐 반기별로 14번 균등상환한다는 것이었다.

IFC론은 일반적으로 리보금리에 2%정도를 더한 것이 적용이자율이나
라오스의 국가신용도등급이 낮아 다소 높게 책정됐다.

그러나 자금을 유리한 상환조건으로 빌린다는 점이 약간 높은 금리부담을
충분히 상쇄시킨다고 판단했다.

IFC는 BHIL사의 모든 고정자산에 저당을 설정하고 지원자금의 상환전까지
시행자나 자금지원회사인 호텔관리사의 주식을 처분할 수 없다는 추가조건을
붙였지만 BHIL사는 이같은 조건도 수용했다.


[[ 국제금융공사 ]]

세계 최대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기관으로 지난 56년 세계은행(IBRD)회원국
들에 의해 설립됐다.

각국의 유망한 민간사업을 발굴 투자, 수익성도 높이고 해당국의 경제도
활성화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국제금융시장이나 세계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 민간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중점사업이며 이외에 개발도상국의 자본시장 육성, 기업체나
정부에 대한 기술적 지원과 자문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 기금은 정부 정부관리기업에는 제공되지 않고 수익성이 높은 민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민간기업에 한해 대출된다.

융자한도는 일반적으로 1백만~1억달러로 프로젝트에 투자되는 총비용의
25%이내, 프로젝트 추진(모회사)지분의 35%이내로 제한된다.

따라서 IFC가 당해 기업의 대주주가 될 수 없다.

금리는 고정과 변동금리를 융통성있게 적용하고 있으며 신디케이트론의
경우 변동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대개 2~5년거치 7~12년이 만기다.

단 융자금은 IBRD와 달리 구매상품이나 구매지역에 대해 제한없이 사용될
수 있으며 이에따라 국내건설업체도 융자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직접 자금을 융자해주거나 해당국가 금융기관과의 협조융자외에 민간
기업의 주식 및 사채를 인수하거나 대기성융자 형태로도 지원해주고 있다.

이 기구의 투.융자를 받으려는 기업은 우선 프로젝트 내용, 소요자금의
조달방법, 자금공여자의 구성 등을 담은 프로젝트개요를 제출하면 IFC에서
이를 검토한뒤 현지조사팀을 파견해 작성한 평가보고서를 보고 상무이사회
에서 결정하게 된다.

이 기구는 지난 66~96년 1백48건의 인프라개발자금(30억달러)을 지원했다.

시장개방과 경쟁제도를 갖춘 개도국 민간 인프라 프로젝트에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점이 특징이다.

또 프로젝트 추진방식이 따로 없이 전문엔지니어 산업전문가 지역전문가
들의 상세한 조사를 토대로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발굴해 지원한다.

따라서 국내 건설업체들은 동남아시아나 남미 동유럽 등의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호텔 전력분야 등 초기에 자금회수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이 기금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 민간기금 ]]

국내 건설업체들의 수주패턴이 개발사업형으로 바뀜에 따라 개도국 인프라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해외민간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남아 등 인프라확충의 필요성이 높은 반면 예산이 부족한 국가들은
시공업체가 직접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마무리한뒤 일정기간 통행료
임대료를 받아 투자비를 충당하고 해당 국가에 기부하는 형태의 개발형
공사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같은 공사수주의 관건은 싼 자금을 어디에서 얻어다 쓰느냐에
달렸다.

이들 기금은 투자수익을 위해 지분형태로 참여하기 때문에 IBRD ADB
(아시아개발은행) 등의 차관과 달리 이자나 원금상환 부담이 없다는게
무엇보다 큰 특징이다.

최근 개도국 인프라프로젝트사업에 민간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생겨난
해외민간펀드는 모두 9개이다.

일본 노무라금융을 중심으로 ADB OECF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신용은행
메이지생명 등이 투자자로 참여해 자본금 3억달러로 설립된 AIDEC와 미국의
전 재무장관 전세계은행 고위간부주도로 10억~20억달러의 자본금을 조성한
EMC, 싱가포르 정부와 미 벡텔사가 공동투자해 12억달러안팎을 조성해 세운
AIG 등 4개 기금은 아시아지역의 전력 통신사업이나 중남미 사회기반시설에
집중 투자되고 있다.

이외에 상대적으로 기금규모는 적으나 앞으로 시장전망이 밝은 남미지역
이나 동유럽 러시아 북미지역의 전력통신사업분야 프로젝트 지원기금들이
활발히 운용되고 있다.

< 김동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