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또 난기류] 당국 개입 무위..주가/원화폭락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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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와 원화의 2차 폭락이 시작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검은 화요일 이후 불과 1주일만의 재폭락인 셈이다.
정부의 대대적인 외한시장 안정책으로 잠시 숨을 고르던 외환시장과 주식
시장 자금시장은 이로써 모두 극도의 혼미한 장세로 되돌아갔다.
7일은 금리까지 폭등세를 보여 금융가를 싸늘하게 얼어붙게 만들었다.
외부적 요인이라기 보다는 내부적 요인으로 2차폭락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날의 금융불안은 초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제부터는 시장이 스스로의 운동논리속에서 악순환으로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길한 예감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당국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이 무위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재정경제원
관계자들은 아연실색하고 있다.
외환 보유고 3백억달러가 과연 충분하냐를 두고 논란이 있지만 이나마도
일시에 쏟아붓기 힘든게 당국의 속사정이다.
수단도 없고 실탄도 넉넉지는 않다.
환율 불안이 주가 하락을 부르고 외국인 주식 매도가 주가를 다시 끌어
내리는 하나의 사이클과 달러부족을 메우기 위한 금융기관들의 무차별적인
자금당기기가 금리의 상승과 주가의 폭락을 유도하는 또하나의 톱니가
맞물리면서 악순환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종금사들이 당장 사들여야 하는 달러는 당국의 행정지도로는 더이상 막을수
없는 선까지 후퇴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회사별로 2억달러 이상에 달하는 오버나잇(1일물) 자금을 막기 위해
종금사들은 정상적이건 비정상적이건을 가리지 않고 달러를 사들이고 있다.
이날 금리의 급등은 단기차입시장에까지 진출한 종금업계의 원화 당기기가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충격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주식시장은 이날 마치 끊어진 연실처럼
자유낙하하는 양상을 보여 정상적인 매매중개 기능에 회의마저 불러
일으켰다.
만일 이번에 다시 주가 폭락세가 이어진다면 최근 크게 늘어난 거래량은
오히려 첩첩이 쌓인 매물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단기적인
주가회복 기대에 찬물을 끼엊게 될 우려가 있다.
주가는 이날 사상최대 폭으로 떨어졌지만 후장들어서는 그나마도 거래가
급감해 전망을 흐리게 했다.
아시아 금융불안의 주무대가 이제 한국으로 옮아간 것이라는 외신보도가
쏟아지고 환율과 주가에 대한 외국의 터무니 없는 전망들이 이젠 더이상
턱없는 분석이 아님을 시장이 입증해 가고 있다.
최근에는 동아시아 금융위기가 재연될 경우 한국은 주변부가 아니라 자칫
진앙지가 될 것이라는 우울한 주장까지 외지에 등장하고 있다.
국내시장의 불안이 계속될 경우 한국금융 기관들의 투자로 운영되는 아시아
개도국들의 기업들이 일제히 자금난에 봉착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은 단순히 기우로만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홍콩 등지에서는 이미 원.달러 환율이 1천1백원선, 종합주가지수는
4백선에 이르러서야 시세가 바닥을 칠 것이라는 극단적 주장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엔화 약세까지 가세해 있는 양상이다.
일본 산요증권의 부도로 촉발된 엔 약세분위기가 계속될 경우 원달러
시세는 더욱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몰릴 것이라는 사실에 전문가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엔가격이 지난 수년동안 달러당 80엔에서 1백20엔까지 치솟았던 것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해태에 대한 협조융자가 종금사들의 결제불능적 상황을 반증해 주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금리시장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의 모습이다.
이날 종금사들이 달러매입용 원화를 확보하기 위해 자금을 당기면서 촉발된
금리상승은 증시와 환시의 불아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유일하게 안정세를
보여 왔던 자금시장에 마저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한국은행이 거의 무제한 자금을 방출하는 가운데 일어난 콜 0.06%포인트,
회사채 0.12%포인트 상승은 사실 예기치 못한 것이다.
외국인들이 지속적으로 주식을 팔고 한은이 방출하는 자금이 달러부족을
메꾸기 위해 소진될 경우 돈을 무한정 풀어도 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소위
"유동성 함정"에 함몰될 수도 있음을 이날의 자금사장은 보여주고 있다.
물론 비관적 전망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외국언론들과 무책임한 해외 분석가들의 우울한 분석은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에 대한 과소평가와 일부 과장보도에 기인한 측면도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실물경제는 3개월째 신용자 내도액이 증가하고 월별로는 무역도
흑자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요인들을 감안할 경우 외환및 증권시장은 분명 지나친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볼수 있다.
투자자로서는 냉정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정규재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8일자).
지난달 28일 검은 화요일 이후 불과 1주일만의 재폭락인 셈이다.
정부의 대대적인 외한시장 안정책으로 잠시 숨을 고르던 외환시장과 주식
시장 자금시장은 이로써 모두 극도의 혼미한 장세로 되돌아갔다.
7일은 금리까지 폭등세를 보여 금융가를 싸늘하게 얼어붙게 만들었다.
외부적 요인이라기 보다는 내부적 요인으로 2차폭락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날의 금융불안은 초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제부터는 시장이 스스로의 운동논리속에서 악순환으로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길한 예감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당국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이 무위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재정경제원
관계자들은 아연실색하고 있다.
외환 보유고 3백억달러가 과연 충분하냐를 두고 논란이 있지만 이나마도
일시에 쏟아붓기 힘든게 당국의 속사정이다.
수단도 없고 실탄도 넉넉지는 않다.
환율 불안이 주가 하락을 부르고 외국인 주식 매도가 주가를 다시 끌어
내리는 하나의 사이클과 달러부족을 메우기 위한 금융기관들의 무차별적인
자금당기기가 금리의 상승과 주가의 폭락을 유도하는 또하나의 톱니가
맞물리면서 악순환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종금사들이 당장 사들여야 하는 달러는 당국의 행정지도로는 더이상 막을수
없는 선까지 후퇴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회사별로 2억달러 이상에 달하는 오버나잇(1일물) 자금을 막기 위해
종금사들은 정상적이건 비정상적이건을 가리지 않고 달러를 사들이고 있다.
이날 금리의 급등은 단기차입시장에까지 진출한 종금업계의 원화 당기기가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충격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주식시장은 이날 마치 끊어진 연실처럼
자유낙하하는 양상을 보여 정상적인 매매중개 기능에 회의마저 불러
일으켰다.
만일 이번에 다시 주가 폭락세가 이어진다면 최근 크게 늘어난 거래량은
오히려 첩첩이 쌓인 매물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단기적인
주가회복 기대에 찬물을 끼엊게 될 우려가 있다.
주가는 이날 사상최대 폭으로 떨어졌지만 후장들어서는 그나마도 거래가
급감해 전망을 흐리게 했다.
아시아 금융불안의 주무대가 이제 한국으로 옮아간 것이라는 외신보도가
쏟아지고 환율과 주가에 대한 외국의 터무니 없는 전망들이 이젠 더이상
턱없는 분석이 아님을 시장이 입증해 가고 있다.
최근에는 동아시아 금융위기가 재연될 경우 한국은 주변부가 아니라 자칫
진앙지가 될 것이라는 우울한 주장까지 외지에 등장하고 있다.
국내시장의 불안이 계속될 경우 한국금융 기관들의 투자로 운영되는 아시아
개도국들의 기업들이 일제히 자금난에 봉착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은 단순히 기우로만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홍콩 등지에서는 이미 원.달러 환율이 1천1백원선, 종합주가지수는
4백선에 이르러서야 시세가 바닥을 칠 것이라는 극단적 주장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엔화 약세까지 가세해 있는 양상이다.
일본 산요증권의 부도로 촉발된 엔 약세분위기가 계속될 경우 원달러
시세는 더욱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몰릴 것이라는 사실에 전문가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엔가격이 지난 수년동안 달러당 80엔에서 1백20엔까지 치솟았던 것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해태에 대한 협조융자가 종금사들의 결제불능적 상황을 반증해 주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금리시장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의 모습이다.
이날 종금사들이 달러매입용 원화를 확보하기 위해 자금을 당기면서 촉발된
금리상승은 증시와 환시의 불아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유일하게 안정세를
보여 왔던 자금시장에 마저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한국은행이 거의 무제한 자금을 방출하는 가운데 일어난 콜 0.06%포인트,
회사채 0.12%포인트 상승은 사실 예기치 못한 것이다.
외국인들이 지속적으로 주식을 팔고 한은이 방출하는 자금이 달러부족을
메꾸기 위해 소진될 경우 돈을 무한정 풀어도 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소위
"유동성 함정"에 함몰될 수도 있음을 이날의 자금사장은 보여주고 있다.
물론 비관적 전망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외국언론들과 무책임한 해외 분석가들의 우울한 분석은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에 대한 과소평가와 일부 과장보도에 기인한 측면도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실물경제는 3개월째 신용자 내도액이 증가하고 월별로는 무역도
흑자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요인들을 감안할 경우 외환및 증권시장은 분명 지나친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볼수 있다.
투자자로서는 냉정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정규재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