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또 난기류] "전전긍긍" .. 종금사 외화부족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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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금융사들의 외화부족난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통상 오후 4시면 외화자금 마감을 하는데 지난 5일 4개 종금사가 그날
결제할 외화를 구하지 못해 오후 11시 뉴욕시장까지 기웃거리다 한국은행의
도움으로 부도위기를 넘겼다.
문제는 이런 일이 이달들어 잦아지고 서울 대형종금사까지 이들 대열에
들기 시작했다는데 있다.
외화위기가 종금업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음을 빈증하는 좋은 예이다.
정부는 종금사의 외화자금난을 인정하면서도 "시중은행들이 종금사에
외화를 적극 공급, 외화부도는 없을 것"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정부의 판단 처럼 여유롭지가 않다는게 금융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달들어 종금사들이 외환시장에서 달러 사자세력으로 급부상하면서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순전히 외화부도를 피하기 위해서라는게 종금사
외화담당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종금사들은 하루 2~3억달러를 외환시장에서 사가는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가 지난달 하순께 잇따라 국내은행과
국가신용도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면서 종금사의 달러 사재기는 더욱 심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조차도 신용등급 하락으로 단기자금
재원인 외화CP(기업어음) 만기연장에 비상이 걸리면서 종금사 등은 하루짜리
외화자금도 제대로 구할수 없는 처지가 됐다"(서울소재 종금사 외화담당
임원).
차입이 안되니 사서라도 갚아야 할 신세가 된 것이다.
정부가 자기자본의 5%로 제한했던 달러매입 한도를 종금사에 대해 12월까지
유예시킨 것은 종금사의 이런 절박한 사정을 이해한 때문으로 보인다.
모종금사 사장은 "달러를 사서 선물환으로 매도하는 스와프거래가 외화부도
를 막는 마지막 보루"라며 "정부의 달러매입한도조치는 이마저 할수 없게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종금사에 대한 외화지원도 효과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부도위기에 몰린 7개 지방종금사에 지난 8월 지원한 5억달러는
현재 4억3천만달러로 줄어든 상태다.
외환당국이 환율안정을 위해 필요한 외화를 확보한다는 이유 때문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이를 중개하는 은행들중 일부에서 기일물로 받은 달러를 하루짜리
만기로 제공하고 심지어는 금리도 0.5%포인트나 얹어서 주고 있다.
종금사 외화부족난에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리스자산 유동화
(ABS)도 대기업의 연쇄부도속에 외국계 보험기관의 보험료 인상 등으로 추가
비용이 생기고 시기가 늦춰지는 등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한솔과 LG종금은 보험사의 거부로 당초 예정했던 보험사를 바꾸기로 했으며
새한종금은 보험사와 보험료 인상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종금사들의 외화투자 부실이 늘고 있는 것도 경영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미 태국에서 영업정지를 당한 58개 파이낸스사에 대출한 외화가 묶인
상태에서 설상가상격으로 이달초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16개 은행을 강제
청산키로 결정하면서 묶이는 외화자금이 늘고 있다.
원화자금난도 만만치 않다.
해태그룹에 1천5백억원을 추가융자, 연쇄부도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지만
효력이 나타나기에는 시간이 걸리는데다 워낙 물린 부실여신이 많아 유동성
확보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
종금사가 10월이후 지금까지 증권거래소에 공시한 부실여신(만기도래분)만도
1조6천9백25억원에 이른다.
주가 폭락도 종금사에 위기감을 더해주고 있다.
종금사의 유가증권 투자는 지난 6월말 현재 8조5천2백10억원으로 작년말의
2조9천4백35억원보다 1백89% 증가했다.
그러나 주가는 20%정도 떨어진 상태다.
유가증권 평가손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은 뻔한 일.
여기에 수신 감소도 위기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종금사의 지난 10월 수신잔액은 84조3천9백1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6천4백5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종금사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한은특융을 받은 종금사를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이 취약한 일부
종금사에 대해 조기시정장치(가칭)를 토대로 경영개선명령은 물론 최악의
경우 영업정지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8일자).
통상 오후 4시면 외화자금 마감을 하는데 지난 5일 4개 종금사가 그날
결제할 외화를 구하지 못해 오후 11시 뉴욕시장까지 기웃거리다 한국은행의
도움으로 부도위기를 넘겼다.
문제는 이런 일이 이달들어 잦아지고 서울 대형종금사까지 이들 대열에
들기 시작했다는데 있다.
외화위기가 종금업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음을 빈증하는 좋은 예이다.
정부는 종금사의 외화자금난을 인정하면서도 "시중은행들이 종금사에
외화를 적극 공급, 외화부도는 없을 것"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정부의 판단 처럼 여유롭지가 않다는게 금융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달들어 종금사들이 외환시장에서 달러 사자세력으로 급부상하면서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순전히 외화부도를 피하기 위해서라는게 종금사
외화담당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종금사들은 하루 2~3억달러를 외환시장에서 사가는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가 지난달 하순께 잇따라 국내은행과
국가신용도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면서 종금사의 달러 사재기는 더욱 심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조차도 신용등급 하락으로 단기자금
재원인 외화CP(기업어음) 만기연장에 비상이 걸리면서 종금사 등은 하루짜리
외화자금도 제대로 구할수 없는 처지가 됐다"(서울소재 종금사 외화담당
임원).
차입이 안되니 사서라도 갚아야 할 신세가 된 것이다.
정부가 자기자본의 5%로 제한했던 달러매입 한도를 종금사에 대해 12월까지
유예시킨 것은 종금사의 이런 절박한 사정을 이해한 때문으로 보인다.
모종금사 사장은 "달러를 사서 선물환으로 매도하는 스와프거래가 외화부도
를 막는 마지막 보루"라며 "정부의 달러매입한도조치는 이마저 할수 없게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종금사에 대한 외화지원도 효과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부도위기에 몰린 7개 지방종금사에 지난 8월 지원한 5억달러는
현재 4억3천만달러로 줄어든 상태다.
외환당국이 환율안정을 위해 필요한 외화를 확보한다는 이유 때문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이를 중개하는 은행들중 일부에서 기일물로 받은 달러를 하루짜리
만기로 제공하고 심지어는 금리도 0.5%포인트나 얹어서 주고 있다.
종금사 외화부족난에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리스자산 유동화
(ABS)도 대기업의 연쇄부도속에 외국계 보험기관의 보험료 인상 등으로 추가
비용이 생기고 시기가 늦춰지는 등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한솔과 LG종금은 보험사의 거부로 당초 예정했던 보험사를 바꾸기로 했으며
새한종금은 보험사와 보험료 인상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종금사들의 외화투자 부실이 늘고 있는 것도 경영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미 태국에서 영업정지를 당한 58개 파이낸스사에 대출한 외화가 묶인
상태에서 설상가상격으로 이달초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16개 은행을 강제
청산키로 결정하면서 묶이는 외화자금이 늘고 있다.
원화자금난도 만만치 않다.
해태그룹에 1천5백억원을 추가융자, 연쇄부도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지만
효력이 나타나기에는 시간이 걸리는데다 워낙 물린 부실여신이 많아 유동성
확보마저 위협을 받고 있다.
종금사가 10월이후 지금까지 증권거래소에 공시한 부실여신(만기도래분)만도
1조6천9백25억원에 이른다.
주가 폭락도 종금사에 위기감을 더해주고 있다.
종금사의 유가증권 투자는 지난 6월말 현재 8조5천2백10억원으로 작년말의
2조9천4백35억원보다 1백89% 증가했다.
그러나 주가는 20%정도 떨어진 상태다.
유가증권 평가손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은 뻔한 일.
여기에 수신 감소도 위기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종금사의 지난 10월 수신잔액은 84조3천9백1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6천4백5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종금사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한은특융을 받은 종금사를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이 취약한 일부
종금사에 대해 조기시정장치(가칭)를 토대로 경영개선명령은 물론 최악의
경우 영업정지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