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한국의 대표적인 현대미술작가 3인의 초대전을
마련, 관심을 모으고 있다.

17일~12월10일 루브르박물관내 카루젤 샤를5세홀에서 마련되는 이번
현대미술전에 초대된 작가는 서양화가 이대원, 한국화가 이종상씨와 작고
조각가 문신씨.

프랑스 문화부와 외무부가 공동주최하고 톰슨 CFS그룹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에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현지
언론에서 커다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전시회가 열리는 카루젤 샤를5세홀은 루브르가 지난 90년초 유리
피라미드조성 공사중 새로 발굴한 공간.

중세때 건축된 지하부분이 그대로 보존된채 발견된 공간을 전시장으로
만들어 샤를5세홀이라고 명명했다.

출품작은 한국 추상조각의 지평을 연 문신씨의 "우주를 향하여"
"하나가 되다" 등 2~3m 내외의 스틸과 브론즈작품 6점과 이대원
이종상씨의 평면 및 설치작품.

화려한 색감이 돋보이는 독특한 선묘의 "농원" 시리즈를 선보이는
이대원씨는 3백~5백호 규모의 대작 7점과 사계절을 연작 형식으로 형상화한
1백호짜리 4점, 4호짜리 40점을 연결해 3백60 x 1백75cm의 벽면에 설치한
작품을 전시한다.

다양한 재료와 실험정신으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펴고 있는 이종상씨는
72m의 성벽에 가로 1백15cm, 세로 3~6m짜리의 반추상 수묵화 62점을 건
대형설치작품을 출품, 눈길을 끌고 있다.

고색창연한 성벽을 있는 그대로 오브제로 사용한 이 작품은 1백60년
한불교류 역사를 종교 정치 문화 경제적인 측면에서 되돌아보는 동시에
양국간 21세기 정보화시대의 비전까지를 담아냈다.

치자와 땡감 쪽물등 천연염료의 오방색으로 발색한 뒤 창호지를 바른
문의 효과를 내기 위해 뒷부분에 조명장치를 한 이 작품은 병인양요때
강화도 앞바다의 전경을 형상화한 것.

전시장내의 성벽은 프랑스 극동함대의 포격을 받고 무너진 강화성벽을
연상시키도록 구며졌고 성벽너머로 멀리 마치 마리산이 보이는 듯한
상상력을 유도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가나화랑 대표 이호재씨는 "루브르가 처음으로
현대미술전을 마련하면서 최근 서구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동양
현대미술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우리 현대미술을 소개하게 된 것
같다"며 "카루젤홀이 매주 10만이상의 관람객들이 몰리는 곳인 만큼
한국현대미술을 널리 알릴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것"이라고 밝혔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