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유예협약을 적용받고 있는 태일정밀이 전격적으로 화의를 신청했다.

태일정밀 뉴맥스 동호전기 동호전자 삼경정밀등 태일정밀 5개 계열사는
부도유예로는 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지난 8일오후 관할법원에
화의를 신청했다.

태일정밀과 삼경정밀은 수원, 뉴맥스는 청주, 동호전기는 진주, 동호전자는
천안지법에 화의신청서를 냈다.

태일정밀측은 화의신청 사실을 8일 외환 농협 조흥은행 등 업체별 주거래
은행에도 각각 통보했다.

태일정밀은 주거래은행들에 "12월12일까지로 돼있는 부도유예기간중 기업
실사를 거쳐 조건부회생 가능진단이 나오더라도 제3금융권의 부채를 막기
어려운데다 해외채무문제도 해결 방법이 없어 화의를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태일정밀은 또 "은행권의 자금지원을 받은 후 화의를 신청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고 법정관리로 갈 경우엔 제2금융권이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조기에 화의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거래은행 등은 화의동의 여부에 대해 "사전협의없이 전격적으로 신청했기
때문에 화의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태일정밀 등 8개관계사는 대구종금 인수시도 실패등으로 자금사정이
악화돼 지난달 15일 부도유예협약에 들어갔으며 금융권여신은 8월말현재
은행권 3천6백27억원, 제2금융권 2천4백81억원, 회사채 2천5백10억원에
달하고 있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