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연일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관들이 제역할을 다한다면 이같은 불안한 모습은 완화될 것이다.

그런 기대는 고사하고 국내 기관들은 외국인 매도와 일반인 매수의
틈바구니에 끼어 옴쭉달싹을 못하는 지경이다.

순매수는 커녕 오히려 매도에 가세하는 편이다.

이달들어 8일까지 국내기관은 모두 2천1백2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 매물(1천9백52억원 순매도)보다 더많은 규모다.

때문에 기관들은 주가가 오르면 팔고 떨어지면 사들이는 기술적인 매매에
치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기금펀드를 가동한 투신사도 매수여력이 달려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의 나인수 주식운용팀장은 "주가 500선을 지지선으로 등락하는
장세가 예상된다"며 "적극적인 매수는 어렵지만 연기금펀드를 중심으로
꾸준한 저가매수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투신의 신철순 주식운용부장도 현단계에서 주가가 오르더라도 차익을
남길만한 매물은 많지 않은 형편이며 주가급락을 틈타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들은 또 장세전망만 밝으면 콜자금 등을 빌려서라도 공격적인 매수에
나설 터이지만 지금으로선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환율과 금리의 불안한 움직임과 외국인 매물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기관들도 이제는 일반인자금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입장이다.

최근 꾸준히 늘어난 고객예탁금 증가세가 주춤하거나 감소세로 반전되면
투자심리가 다시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기관들은 이에 따라 국민연금 등의 연기금펀드 추가설정이나 무기명 증시
안정증권 등을 포함한 기관매수여력 확충방안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 손희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