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지원설과 창당자금 시비 등에 휘말려 상승세가 주춤하던 이인제
후보의 국민신당이 수세국면 전환에 나섰다.

국민신당은 10일 창당자금 내역을 전격 공개하고 서석재 의원 등 주요
인사 14명의 집단 입당식을 가졌다.

신한국당과 민주당의 통합선언이후 이회창 신한국당 총재에 대한 여론
지지도가 회복조짐을 보임에 따라 서둘러 추격을 차단, 대선정국을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 대 이인제 후보" 양자대결구도로 몰고가려는 전략구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신한국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온 신당이 이날 신한국당측을 강도높게
비난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이만섭 총재는 서의원 등의 입당식에서 신한국당과 민주당 통합을 "신한국당
과 개인 조순"간 야합이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내 현역의원중 상당수가 신당행을 검토중인 점을 감안한 때문이다.

이총재는 "DJ의 집권을 막으려면 조총재가 2등을 밀어야지 되지도 않는
3등을 밀어서 어떻게 하자는거냐"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특히 신한국당 탈당후 외곽에서 신당 세불리기를 모색해온 서의원은 그동안
의 "준당원" 활동을 마감하고 공식 입당하면서 정치권의 전면 교체를
주창했다.

서의원은 "3김청산의 명분아래 이미 청산됐어야할 5.6공의 묵은 정치세력이
과거로 회귀하려 하고 있다"며 "우리 역사가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신한국당 주류측을 꼬집었다.

신당측은 서의원의 입당이 기폭제가 되면서 신한국당내 비주류의 "결심"도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함께 신당의 이날 창당자금 공개는 국민회의와 신한국당이 "돈문제"를
계속 거론할 경우 돈에 관한한 더 자유로울수 없는 입장인 두 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범진 사무총장은 이와관련, 양당을 "정치재벌 부패집단"이라고 단정한뒤
특히 이회창 총재에 대해서는 "정치를 시작한지 얼마안된 이총재가 모략과
공작정치를 일삼는데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인제 후보는 이에 대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올때 쉽게 오지 않는게
자연의 섭리"라면서 최근 정치권 기류를 "꽃샘추위"라고 진단했다.

이후보는 "그러나 세월의 흐름은 아무도 막지 못하며 우리의 전진도 누구든
가로막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