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작가 김원일(55)씨가 등단이후 30여년간의 중단편 소설을 모은
"김원일 중단편 전집" (전5권 문이당)을 냈다.

66년 데뷔작 "1961.알제리"부터 94년 "믿음의 충돌"까지 57편이 실린 이
전집은 개인의 자아탐구에서 분단민족의 특수성 조명, 보편적 인간형의
완성까지 한데 묶은 김원일문학의 중간결산인 셈이다.

첫권 "어둠의 혼"과 2권 "오늘 부는 바람"에는 자전적 요소가 짙은
"어둠의 혼" "갈증" "여름 아이들"을 비롯해 이국적 취미나 환상적인
사랑, 여성에 대한 폭력등을 다룬 작품들이 많다.

3권 "도요새에 대한 명상"과 4권 "잃어버린 시간"에는 실존주의와
낭만주의의 영향을 받은 초기 단편의 추상성에서 벗어나 분단의 아픔을
민족사적 비극으로 형상화한 작품들이 수록돼있다.

"나"의 할머니와 어머니, 역사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한 태도가
달랐던 고부간의 갈등을 다룬 "미망"은 분단의 비극을 다룬 이 시기의
대표작.

최근 10년동안의 작품을 모은 5권 "마음의 감옥"에는 4.19세대인 자신의
삶과 당시 운동권의 모범적 인물들에 대한 초상이 담겨 있다.

그는 "지난 7개월동안 작품을 다시 읽고 하나하나 손보았으며 초기작품은
상당부분 고쳐썼다"며 "문학적인 세계뿐만 아니라 지난 삶의 발자취를
느낄수 있어 더욱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