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업계는 90년대 들어 동남아 중국에 이은 동구진출 바람을 타면서
미국시장개척을 상대적으로 소홀히해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 90년 3.7%를 피크로 한국상품의 미국시장점유율은 올상반기중엔
2.6%로 곤두박질 쳤고 대미적자는 무역적자의 주범이 된지 오래다.

그동안 우리의 최대수출상대로 부상했던 동남아시아시장의 앞날이 현지
통화위기등으로 불투명해지면서 미국시장에 대한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어떻게하면 미국시장에서 재도약할수있을까.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제시하는 미국시장 공략법을 소개한다.

1. 상품별 유통구조를 파악하라.

미국시장에 자사브랜드로 오토바이용 헬멧을 수출하는 홍진크라운은
자전거헬멧을 수출하기 위해 현지 시장을 조사해본 결과 오토바이 헬멧과
전혀 다른 유통구조라는 점을 알게됐다.

오토바이 헬멧의 경우 제조-도매-소매점을 거치는 전형적인 유통구조인데
반해 자전거 헬멧은 제조-소매상이 바로 이어지는 스톡세일 형태였다.

따라서 홍진은 미국 LA항 인근지역에 창고를 임대해 미국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었다.

2. 디스트리뷰터나 에이전트를 적극 활용하라.

미국의 디스트리뷰터는 장기간 협력관계를 이어갈 수 있고 다양한
마케팅정보를 제공해주는 이점이 있다.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는 소매 뿐 아니라 도매기능도 겸하기때문에 이들과
손잡으면 단기간내 높은 거래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이들과 상담에 자신이 없으면 현지 전문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론 협력관계를 구축할 유통업체의 리스트를사전에 파악하고 있어야한다.

3. 매력포인트를 제시하라.

JCPenny, K-Mart등 각 유통업체의 특징을 분석해 그들이 원하는 제품의
디자인을 개발한 후 접근해야 성공가능성이 높다.

한때 미국시장에서 한국산 라이터가 지포를 제치고 잘 팔렸던 것은 다양한
샘플로소비자들을 끌어들였기 때문이었다.

미국 유통업체들은 뚜렷한 마케팅전략에따라 독특한 영업방식을 지키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겨냥하는 소비자에 대한 연구를 한후 경쟁력있는 포인트를
찾아 공략하는게 바람직하다.

4. 아이디어상품이 잘 팔린다.

K-마트 구매담당자들은 한국기업들이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아이디어상품을 개발하지 못해 거래를 줄였다고 말했다.

시어즈, 서키트시티, QVC등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아이디어제품
구매에 몰두한다.

소비자 기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미국시장을 넘볼수 없다.

5. 끈기있게 파고들어야한다.

끈기도 미국시장공략의 필수 마인드다.

프라이스클럽 진출에 성공한 국내한 주방용품회사는 3년에 걸쳐 신제품을
개발할 때마다 카타로그를 프라이스클럽 구매담당자에게 보내 관심을 끌어내
마침내 거래를 텃다.

6. 사전준비를 철저히해야한다.

전기용품을 생산하는 S사는 LA무역관소개로 현지 3개회사와 상담을 추진,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수준에서 대체로 만족시켰다.

가격도 괜찮은 편이었다.

그러나 그 상담이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S사는 UL마크를 획득하지 못했고 미국시장에서 제품판매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도 못했던 것이다.

[[ 모나미의 성공사례 ]]

모나미는 월마트 케이마트 마이어 등 미국 주요 유통업체에 메직펜 형광펜
등 각종 문구류를 고유브랜드(모나미)로 수출하고 있다.

연간 수출규모는 약 1천만달러.

유통시장을 공략하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수출할 때보다
훨씬 유리하다.

먼저 자가브랜드로 현지 소비자를 사로 잡을 수 있다.

그만큼 안정적인 시장기반을 갖게 되고 수출에 따른 채산성도 높아진다.

또 기업과 제품의 이미지강화에 도움이 된다.

미국마케팅에서 성공하면 다른 시장공략은 더욱 수월해진다.

모나미가 미국 유통시장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측 바이어가
거래선을 바꾸는데 따른 위험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집요한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김중윤 해외영업부차장은 "품질과 가격만을 내세우는 기존의
수출전략으로는 미국시장에 접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먼저 유통회사의 유통체계 조직체계 물류체계 마케팅전략을 면밀히
파악했다.

공략대상기업의 타깃소비자가 어느 계층인지도 알고 있어야 한다.

특히 현재 문구류를 납품하는 경쟁업체에 대한 동향까지 세세히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 다음 바이어의 구미에 맞는 제품과 납품조건을 제시해 바이어의
마음을 서서히 움직였다.

모나미측은 처음 미국 유통업체를 찾아 설명회를 가질 땐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바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제품이 잘 팔릴수 있는 이유도 조목조목 설명했다.

모나미는 어렵게 공략한 미국 유통업체들에 대한 사후관리도 철저히 했다.

문구류 관련 잡지에 광고를 게재하고 미국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새로운
제품을 계속 선보였다.

<이익원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