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외환시장 개장 20분만에 1천원대를 돌파한
10일 오전 대부분 시중은행의 환전창구는 손님이 1~2명에 불과하거나 거의
없는 한산한 분위기.

외환은행의 경우 개장 1시간 정도가 지난 오전 10시30분께 손님 2명이 환전
하고 있었으나 달러화가 아닌 엔화를 바꾸려는 사람이었으며 달러 환전은
한건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창구직원은 설명.

한일은행 환전창구의 경우 손님이 일부 있긴 했으나 달러를 바꿔가는 손님은
없었고 환율이 다시 내리지 않는지를 묻는 손님만 일부 있었다고 한 창구
직원이 말했다.

그는 "평소에도 오전에 손님이 없는 편이긴 하지만 요즘처럼 환율이 급등할
때는 달러를 사는 사람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며 외환당국이 개입해 환율이
떨어지는 오후나 돼야 손님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

<>.최근 환율급등은 기업들의 자금조달패턴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향후 환율이 오를 것에 대비, 금융기관으로부터 외화대출을 받기보다는
원화차입에 치중하고있는 인상이 짙다는게 은행관계자들의 설명.

실제로 지난달말과 이달 5일 현재 은행들의 당좌소진율은 각각 32.0%와
30.9%로 지난 1월말의 23%및 7월말의 28.3%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은행 각 지점에선 기업의 외화대출주문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한일은행 관계자는 "환율상승에 대한 불안심리때문에 요즘 기업들의 외화
대출문의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선 이처럼 기업이 자금조달 패턴을 바꾸고 있는 것은 환율상승으로
인한 환차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긴 하나 일부 대기업에선
환율상승이 재테크 기법까지 동원,돈을 벌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은
"너무 한 것"아니냐며 볼멘소리.

< 조일훈 기자 >

<>.환율급등으로 일부 지방종금사가 채무부담한도 관리에 부담을 느끼는
등 환율급등 여파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종금사의 채무부담한도는 자기자본의 20배로 대부분 18~19배 수준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채무부담 한도에는 외화차입금이 원화로 표시돼 포함되는데 환율 상승으로
인해 추가차입 없이도 장부상으로는 외화차입금 규모가 커지게 마련.

따라서 자본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일부 지방종금사를 중심으로 채무
부담한도 관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나 마땅한 대책이 없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업계관계자들은 실토.

특히 대부분의 종금사들은 외화차입금이 원화부문에 비해 크지 않은데다
최근 영업규모를 줄이면서 채무부담한도 관리에 신경쓸 필요가 없어 환율
급등에 따른 부담도 더해지고 있어 종금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