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7년 11월11일 섬유수출이 사상처음으로 1백억달러를 돌파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섬유의 날이 제정됐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올해 섬유수출은 연말까지는 1백83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 당시보다 거의 2배로 늘어난 셈이다.

섬유부문의 무역수지흑자만 1백억달러를 넘고 있다.

경기가 불황을 지속하고 무역역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섬유는 아직도 자동차
반도체 못지않게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다.

국내산업중 외화가득액이 가장 높은 산업이 섬유산업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반도체가 72억9천만달러, 자동차가 96억1천만달러였던데
비해 섬유는 1백23억달러를 기록했다.

세계섬유산업에서보면 한국은 섬유수출에서 세계전체의 5.8%로 4위를 차지
하고 있고(중국 이탈리아 독일 한국 순) 화섬생산은 1백68만t으로 8.4%를
차지, 세계 5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우리 섬유산업이 처해있는 현실은 만만치 않다.

WTO(세계무역기구) 출범으로 교역장벽이 완화되고 섬유교역에도 자유경쟁
체제가 도래했다.

대내적으로는 생산인력부족 임금상승 등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생산인력부족률은 13%로 추산되고 있으며 외국인 산업기술연수생을
1만8천명이나 도입해야 했다.

임금은 90년 이후 연평균 13~14% 상승해 왔다.

섬유류수출은 70년대 29.1%, 80년대는 11.3%의 연평균 신장률을 보였으나
이같은 요인으로 90년대들어서는 수출신장세 둔화가 뚜렷하다.

경쟁력이 취약한 섬유제품의 국내 수입은 증가하고 있다.

90년 이전까지는 원자재 수입이 중심을 이뤘으나 90년대 들어서는 의류수입
신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대량생산체계의 생산구조하에서 수요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없는데다
기술개발력이 취약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 섬유산업의 기술수준은 선진국의 70% 내외이며 화섬은 85%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직 염색분야는 60~65%선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섬유업체들은 이같은 문제점을 딛고 구조조정을 위해 힘쓰고 있다.

경쟁력이 떨어진 노동집약부문을 해외로 이전하고있는 것도 이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그밖에 각 업체들은 신기술로 신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섬유업체들은 섬유산업을 노동집약산업에서 지식정보집약산업으로, 소품종
대량생산체제에서 다품종소량생산체제로, 중저가품생산에서 고부가가치
창출형생산으로 의류중심에서 비의류용 산업용섬유중심생산으로, 환경친화형
생산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21세기형으로 체제를 바꿔 섬유의 전성기를 다시 구가해 보자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