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이 주식시장을 무겁게 짖누르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지난 10일 원화환율이 달러당 1천원을 넘어서는 등 고환율기
에 접어들면서 환율불안 지속여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우선 환율의 변동폭이 심할 때에는 주가도 급등락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현금비중을 높이고 보수적인 전략으로 장세에 대응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충고한다.

또 어느정도 환율이 안정됐다고 판단되면 환율상승으로 환차익을 보는
기업이나 수출경쟁력이 강화되는 업체 등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고환율기의 주식투자전략을 알아본다.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에 주의하라=환율상승으로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것은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들.

정유업체는 원유도입과 설비투자 등으로 거액의 장.단기 외화부채를 안고
있어 환율급등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외화차입비중이 높은 일부 시멘트 업체와 철강업체, 운송업체 등도
손익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반도체 업체들도 손익에는 반영되지 않는 장기외화부채가 1백6억달러에
달해 환차손이 커질 전망이다.

제지업종은 수출비중이 14%에 불과하지만 수입펄프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이어서 고환율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비중이 높고 원자재 수입이 적은 기업에 주목하라=조선업체는 환율
상승의 가장 큰 수혜를 입게될 전망이다.

상장 조선3사는 매출액의 52%가 달러화로 수출되고 수입비중이 10%에
불과한 반면 외화부채는 매출액의 20%선이어서 환차손 염려도 적다.

동원경제연구소는 원화환율이 10% 인상되면 조선업체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0.8~1.9%포인트 개선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도 수출비중이 36.7%여서 매출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폭이
환차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달러로 결제되는 해외공사를 많이 수주한 건설업체도 환율상승의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섬유업체도 수출비중이 58%여서 환율상승을 인한 수혜가 예상된다.

화섬과 면방업체는 외화부채가 큰 편이어서 수혜폭이 크지는 않을 전망
이지만 직물업체인 성안 동국무역 갑을 등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개별기업 가운데는 수출비중이 84%인 반면 달러표시 수입비중이 8%에
불과한 한진중공업과 수출비중이 56%이고 원자재 수입액은 매출액의 17%선인
LG전자등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또 수출비중이 98%인 영원무역과 수출비중이 37%인 현대자동차 등도 수혜가
예상된다.

<>외화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기업에 주목하라=외화자산이 부채보다 많아
결산기에 외환수지가 흑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도 환율상승에
따른 수혜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건설업체 가운데 외화자산이 외화부채의 2배가 넘는 삼환기업과 해외공사
비중이 높고 외화자산과 부채의 규모가 크지 않은 동아건설의 해외공사
원가율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지난 6월 결산결과 외환수지 흑자폭이 큰 기업으로는 현대건설(92억원)
삼성엔지니어링(38억원) 한국카프로락탐(21억원) 한일시멘트(15억원) 등이
있다.

<>환율변동에 영향받지 않는 기업이나 현금흐름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기업=쌍용투자증권에 따르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거나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성장이 예상되는
기업도 고환율기에 시장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검사장비 생산업체인 미래산업은 유보율이 1천4백%를 넘는 등
재무구조가 안정돼 있고 실적호전이 기대되고 있다.

한국카프로락탐과 에스원 등은 사실상 국내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안정적인
이익신장이 예상되는 업체들이다.

<김남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