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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수영 목요시평] 교육의 새로운 인식 .. <포항공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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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최근 처음으로 독일의 고등학교를 방문하여 자세히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방문한 학교는 괴팅겐에 있는 하인버그 김나지움인데 독일에서는 초등학교
    가 4년이고, 5~6학년은 준비학교로서 학생이 인문고등학교인 김나지움으로
    진학할 것인지 직업학교로 진학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김나지움은 7학년부터 13학년 까지인데 이것을 다시 나누어서 7~10학년은
    중학 과정이라고 부르며, 11~13학년은 고등학교 과정이라고 부른다.

    직업학교는 7~9학년까지이며 하웁트 슐레라고 하며, 7~10학년까지 공부하는
    레알 슐레도 있다.

    레알 슐레를 졸업하면 비서와 같은 사무직으로 진출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김나지움의 11학년 때에는 외국의 고등학교에 교환학생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

    하인버그 김나지움에는 7~13학년까지 1천명의 남녀학생이 공부하고 있으며
    교사는 1백10명인데 그중에서 80명만이 전시제교사이며 30명은 시간제 교사
    이다.

    그러나 시간제교사도 학기마다 전시제로 바꿀 수 있고, 반대로 전시제
    교사도 시간제로 될 수 있으며 가르치는 시간만 다를 뿐 책임과 의무는
    같다고 한다.

    전시제교사의 책임시간은 주당 23.5시간인데 그보다 많이 가르쳐도 초과
    수당은 없고 다음학기에 시간을 줄여준다.

    학기는 1학기가 8월말에서 1월말까지 40주, 2학기는 2월말에서 6월말까지
    40주이다.

    수업시간은 50분씩 하루에 6시간을 하는데 아침 7시50분에 시작해서 오후
    1시반에는 수업이 다 끝난다.

    그러나 고급학년은 1주일에 한번씩 3시반까지 수업을 한다.

    12학년과 13학년때에는 우리나라의 대학 1학년에 해당하는 수학 물리 화학
    생물과 교양과목을 모두 배운다.

    그중에는 철학과목도 들어 있으며 가장 중요한 과목은 독일어 영어 수학과
    제2외국어다.

    제2외국어는 프랑스어 라틴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인데 프랑스어는 2주간
    프랑스에 가서 실습을 한다.

    영어를 포함해서 보통 3개의 외국어를 배우게 되며 실제로 회화능력까지
    갖추게 된다.

    독일 고등학교의 졸업시험은 아비투어라고 부르는데 각 주(Land)마다 별도
    로 시행하며 4과목을 보지만 학생마다 선택하는 과목은 다르다.

    최고점수는 1점이며 4점까지가 합격권이다.

    독일에서는 아비투어에만 합격하면 원하는 대학에 입학이 가능하다.

    불합격자는 응시자의 4~5% 정도이다.

    단 남자는 고등학교 졸업후 1년간 군복무나 사회봉사를 하지 않으면
    대학에 입학할 수 없다.

    김나지움 졸업생은 80%가 대학에 진학한다.

    이외에도 독일의 고등학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교장도 반드시 주 6시간의 수업을 하게 돼있으며 교장 선발기준은
    강의를 잘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 모든 교사는 두 과목을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

    필자가 만난 교사들 중에는 영어와 체육, 철학과 정치학, 영어와 프랑스어
    를 가르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사들은 공무원이므로 주정부에서 봉급을 지불하므로 교장과 임금
    협상 같은 것은 생각할 수 없다.

    그리고 건물유지와 난방 전기 수도공급 비용은 모두 시에서 책임지기
    때문에 교장은 오로지 교육에만 신경을 쓰면 된다.

    실험설비와 비품구입비로 연간 4천만원이 배정될뿐 판공비같은 것은 전혀
    없다.

    필자를 저녁식사에 초대해 놓고 참석자들이 각자의 식대를 내고 나의 식대
    만 교장이 내는 것을 보았다.

    결국 독일의 학교들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고 낭비가 없이 운영하므로
    교육이 잘 되는 것이다.

    교사들의 봉급은 세금을 제외하고 월 2백50만원 수준이다.

    우리처럼 보너스는 없고 연말에 1개월분을 더 받을 뿐이다.

    넷째 과학교육은 철저하게 실험위주라는 점이다.

    필자는 11학년 물리시간에 직접 들어가서 수업을 참관했는데 물체의 자유
    낙하를 배우고 있었다.

    우리나라 학교같으면 공식하나를 써놓고 숫자를 대입해서 계산이나 하겠지
    만 여기서는 교사가 실험장치를 만들어서 실제로 금속으로 만든 작은 공을
    전자석의 힘으로 붙잡고 있다가 스위치를 열면 공이 낙하하는데 그 거리와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다.

    우선 교사가 설명을 한 후 학생 3명을 나오게 해서 한명은 스위치를 조작
    하고, 한명은 거리를 재고, 한명은 결과를 칠판에 쓰게 하였다.

    그러고 나서 결과를 분석하고 교과서의 어느 부분을 읽고 오라는 것이
    숙제였다.

    수업진도를 보아서는 너무 느린듯 하였으나 학생들이 지구 중력가속도의
    의미를 확실히 알게 될 것이다.

    다섯째 수업이 끝난 후에는 모든 방문을 철저히 잠가놓고 열쇠를 가진
    사람만 출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도난사고가 일어나기 어렵게 되어 있다.

    여섯째 교무실에는 교장이 공지사항을 노트에 써놓고 모두 회람을 시킨다.

    우리처럼 복사를 해서 배부하지 않는다.

    모두 기록이 되어 있으므로 못 보았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교사들은 철저하게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과학교육은 실험위주로 되어
    있다.

    비품은 실용적이며 결코 고급은 아니다.

    우리 나라 고등학교 관계자들도 독일을 배웠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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