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영국에 설립했던 중장비공장을 철수하고 체코의 협력사와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방식)계약을 맺는 등 본격적인 해외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삼성중공업은 12일 동구 최대의 중장비 메이커인 체코 유넥스사와 굴삭기
로더 등 중장비에 대한 OEM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삼성이 설계도면과 제조기술 핵심부품 등을 공급하고 유넥스사가 생산
설비와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이번 계약으로 양사는 유럽연합(EU)지역은
물론 러시아시장까지 공동진출하게 됐다.

양사는 이달부터 시험생산을 거쳐 내년 3월부터 연산 3백대 규모로
중장비를 생산, 판매할 예정이며 99년부터는 2단계 합작투자를 통해 생산
규모를 연산 1천5백대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은 지난 94년 한국산 굴삭기에 대한 유럽의 반덩핑제소에 대응, 영국
노스요크셔주 하로게이트시에 연산 3백대 규모의 중장비생산공장을
설립했으나 3년만에 사실상 철수하게 됐다.

삼성 관계자는 "영국의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이며 가격경쟁력을
상실한데다 영국정부가 부품현지화율을 60%까지 요구하는 등 사업환경이
나빠져 생산거점을 인건비가 저렴한 체코로 이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영훈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