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메세나기업-기업인] (4) '이건산업' 박영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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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 KBS홀에서 열린 제8회 이건음악회.
객석을 빽빽히 메운 관객들 사이에 박영주 이건산업회장(56)이 가족과
함께 앉아 있었다.
폴란드의 아카펠라그룹인 폴리쉬챔버싱어즈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하모니에 박회장은 흠뻑 취했다.
"르네상스시대의 종교음악에서 비틀즈의 팝송까지 인간의 목소리만으로
들려주는 다양한 연주는 처음 들어보는 색다르고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수준높고 독특한 음악을 회사 식구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72년 인천에 터를 잡은 종합목재전문회사 이건산업은 특수합판 개발과
해외산림 개발, 해외조림지 개척등을 통해 꾸준히 성장, 한국 합판산업의
기둥으로 자리잡았다.
이건음악회는 이건이 뿌리를 내린 인천지역에 문화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90년부터 시작된 행사.
"서울과 가깝다는 이유로 인천에선 좋은 클래식음악회가 드물었죠.
그래서 외국의 유명연주자를 초청, 무료음악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소비재를 생산하지 않는 조그만 목재회사가 클래식음악회를 매년
개최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고 벅차지 않느냐, 공장근로자들이 클래식을
좋아하겠느냐는 등 반대가 많았어요"
이건은 "인간의 삶에 이로움을 주는 회사"를 지향한다.
인간의 정서를 풍요롭게 하고 새로운 문화적 체험을 통해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 좋은 음악 이상의 것이 있겠느냐는 박회장의 지론에 따라
이건음악회는 추진됐다.
소문난 클래식애호가인 자신을 비롯, 경영진에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
유독 많은 것도 도움이 됐다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전문기획사에 의뢰하지 않고 기획부터 홍보, 진행등
공연전반을 자체 기획팀에서 맡아 했다.
"젊은 친구들이 밤샘하느라 코피까지 쏟아가며 고생많았죠.
음악회가 성황을 이룬데다 공연 뒤에 나오는 사람들의 표정이 환해 성공한
줄 알았습니다"
이건음악회는 1회를 장식한 체코의 아카데미아 목관5중주단을 비롯,
러시아의 베이스 제나디 패니아친, 체코의 탈리히현악4중주단, 헝가리의
금관5중주단, 칠레의 피아니스트 알프레도 펄등 실력은 인정받지만 상업적인
이유로 국내에 소개되기 힘든 연주자를 초청해 왔다.
대부분 국내연주자와 협연무대를 마련, 음악계로부터도 주목받았다.
음악회가 호응을 얻자 인천과 서울외에 안산 부산 대전 광주로 지역을
확대했다.
또 매년 거르지 않고 수준높은 음악회를 개최하다 보니 수요가 늘어
청소년및 일반음악팬을 위한 공연은 따로 준비했다.
그 결과 이건음악회는 국내 기업메세나 활동의 모범적인 사례로
자리잡았다.
"애초부터 10년동안 지속적으로 연다면 산업계에서 기념비적인 일이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건음악회는 이제 회사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주요사업입니다.
규모가 커진 음악회를 거뜬하게 치를만큼 성장한 회사의 역량도
큰 소득입니다"
해외비즈니스에도 이건음악회가 큰 도움이 된다고 박회장은 강조한다.
거래처에서 회사가 매년 클래식음악회를 개최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평가를
달리 한다는 것.
"물건만 파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문화를 함께 팔아야 합니다.
우리 문화를 가꾸고 발전하도록 지원하는 것말고도 해외에 한국을 심고
한국문화를 알리는데 정부와 기업이 앞장서야 합니다"
원활한 원목수급을 위해 솔로몬군도 칠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등
세계각지를 누비며 박회장이 절실하게 느낀 점이다.
박회장은 서울대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APEC자문기구한국대표(94~96),
세계임업협회 회장(95~96)을 지냈다.
현재 런던 테이트갤러리 국제위원회 회원일만큼 미술에도 관심이 많다.
<송태형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3일자).
객석을 빽빽히 메운 관객들 사이에 박영주 이건산업회장(56)이 가족과
함께 앉아 있었다.
폴란드의 아카펠라그룹인 폴리쉬챔버싱어즈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하모니에 박회장은 흠뻑 취했다.
"르네상스시대의 종교음악에서 비틀즈의 팝송까지 인간의 목소리만으로
들려주는 다양한 연주는 처음 들어보는 색다르고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수준높고 독특한 음악을 회사 식구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72년 인천에 터를 잡은 종합목재전문회사 이건산업은 특수합판 개발과
해외산림 개발, 해외조림지 개척등을 통해 꾸준히 성장, 한국 합판산업의
기둥으로 자리잡았다.
이건음악회는 이건이 뿌리를 내린 인천지역에 문화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90년부터 시작된 행사.
"서울과 가깝다는 이유로 인천에선 좋은 클래식음악회가 드물었죠.
그래서 외국의 유명연주자를 초청, 무료음악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소비재를 생산하지 않는 조그만 목재회사가 클래식음악회를 매년
개최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고 벅차지 않느냐, 공장근로자들이 클래식을
좋아하겠느냐는 등 반대가 많았어요"
이건은 "인간의 삶에 이로움을 주는 회사"를 지향한다.
인간의 정서를 풍요롭게 하고 새로운 문화적 체험을 통해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 좋은 음악 이상의 것이 있겠느냐는 박회장의 지론에 따라
이건음악회는 추진됐다.
소문난 클래식애호가인 자신을 비롯, 경영진에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
유독 많은 것도 도움이 됐다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전문기획사에 의뢰하지 않고 기획부터 홍보, 진행등
공연전반을 자체 기획팀에서 맡아 했다.
"젊은 친구들이 밤샘하느라 코피까지 쏟아가며 고생많았죠.
음악회가 성황을 이룬데다 공연 뒤에 나오는 사람들의 표정이 환해 성공한
줄 알았습니다"
이건음악회는 1회를 장식한 체코의 아카데미아 목관5중주단을 비롯,
러시아의 베이스 제나디 패니아친, 체코의 탈리히현악4중주단, 헝가리의
금관5중주단, 칠레의 피아니스트 알프레도 펄등 실력은 인정받지만 상업적인
이유로 국내에 소개되기 힘든 연주자를 초청해 왔다.
대부분 국내연주자와 협연무대를 마련, 음악계로부터도 주목받았다.
음악회가 호응을 얻자 인천과 서울외에 안산 부산 대전 광주로 지역을
확대했다.
또 매년 거르지 않고 수준높은 음악회를 개최하다 보니 수요가 늘어
청소년및 일반음악팬을 위한 공연은 따로 준비했다.
그 결과 이건음악회는 국내 기업메세나 활동의 모범적인 사례로
자리잡았다.
"애초부터 10년동안 지속적으로 연다면 산업계에서 기념비적인 일이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건음악회는 이제 회사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주요사업입니다.
규모가 커진 음악회를 거뜬하게 치를만큼 성장한 회사의 역량도
큰 소득입니다"
해외비즈니스에도 이건음악회가 큰 도움이 된다고 박회장은 강조한다.
거래처에서 회사가 매년 클래식음악회를 개최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평가를
달리 한다는 것.
"물건만 파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문화를 함께 팔아야 합니다.
우리 문화를 가꾸고 발전하도록 지원하는 것말고도 해외에 한국을 심고
한국문화를 알리는데 정부와 기업이 앞장서야 합니다"
원활한 원목수급을 위해 솔로몬군도 칠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등
세계각지를 누비며 박회장이 절실하게 느낀 점이다.
박회장은 서울대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APEC자문기구한국대표(94~96),
세계임업협회 회장(95~96)을 지냈다.
현재 런던 테이트갤러리 국제위원회 회원일만큼 미술에도 관심이 많다.
<송태형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