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무쇠로 만든 가마솥으로 밥을 했다.

끓이는데 많은 노력이 들지만 뜸이 은근히 들고 무거운 뚜껑으로 김이 빠져
나가지 않아 밥맛이 좋았다.

그후 양은냄비가 보급되면서 가마솥을 대신하였다.

냄비는 빨리 끓어 쉽게 요리되나 밥이 타거나 설기 일쑤고 김이 빠져나가
밥맛이 떨어졌다.

요즘 우리의 증시상황이 양은냄비로 밥을 하는 것과 같이 외생변수에 쉽게
반응하여 폭등 아니면 폭락이고 맛과 영양을 키우는 김은 수시로 빠져 나가
증시체질을 약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양은냄비도 오래가지 않았다.

밥맛도 좋으며 열효율도 뛰어난 압력밥솥이 등장한 것이다.

우리 증시도 냄비장세의 시행착오를 거쳐 내실이 있는 안정된 시장으로
돌아설 때가 되었다.

이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모두가 힘써야
하며 그 혜택은 시장참여자 모두에게 돌아갈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