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라면 내세울만한 주무기가 하나쯤 있게 마련이다.

골프가 본업인 프로골퍼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국내 프로골퍼들은 그러나 명성에 비해 일반에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몇몇 스타플레이어들만이 "그 선수의 주무기는 뭐라더라"식으로 전해질
뿐이다.

한국프로들은 과연 어떤 샷을 가장 잘하는가.

유명선수를 중심으로 프로골퍼 본인이 말하는 "나의 주무기"를 매주
금요일자에 싣는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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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자골프의 간판인 최상호(42)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가 아직 "쇼트게임의 국내 1인자"임을 부인할수
없을 것이다.

본인도 자신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쇼트게임이라고 말한다.

쇼트게임에도 여러가지가 있지않으냐고 했더니 서슴없이 퍼팅을
내세운다.

77년 프로데뷔이후 21년동안 88년과 올해 두해만 빼고 매년 1승 이상을
올려왔던 최상호.

통산 42승을 올리기까지에는 다른사람이 흉내낼수 없는 그만의
퍼팅비법이 있을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퍼팅을 어떻게 하면 잘할수 있는가

"퍼팅은 타고난 감각과 센스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 퍼팅에 적합한 예민한 감각을 지녔다고 볼수 있다.

어찌보면 행운이다" 그는 연습도 쉼없이 한다.

남서울CC와 집을 오가며 틈이 나면 퍼터를 잡는다.

집에는 퍼팅용 카핏과 일반적인 퍼팅도구가 있다.

"실제 그린에서는 풀이 누인 방향이나 라이 경사도등을 빨리 파악하는
일이 관건이다.

이 경우에도 역시 자신만의 센스가 필요하다고 본다.

일단 결정을 하면 과감한 스트로크를 하는 것이 성공확률을 높인다"

<>차지퍼팅인가, 다이퍼팅인가

많은 교습가들은 "볼이 컵을 지나게끔 치라"고 말한다.

최프로는 이에 수긍하면서도 볼이 컵 반대편 벽을 맞고 떨어지는
"차지퍼팅"과 데굴데굴 굴러가다가 가까스로 컵에 떨어지는 "다이퍼팅"중
어느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단 다이퍼팅이 거리조절면에서 더 효율적인 것은 증명된 사실이라고.

"내 경우 오르막은 과감히 컵을 지나치게 치고, 내리막은 살살 친다.

그린난이도도 판단기준이다.

굴곡이 많고 어려운 그린에서는 거리에 초점을 맞춘다.

최소한 두번째 퍼팅까지 염두에 두고 다이퍼팅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평이한 라이의 5~6m거리내 퍼팅은 항상 컵을 지나치게끔 친다.

그 세기는 대개 볼이 컵을 지나 20~30cm 지점에 멈추는 정도다"

<>왜 항상 오픈스탠스인가

최프로는 롱퍼팅이나 쇼트퍼팅이나 으레 오픈스탠스이다.

그 이유를 "퍼팅에서도 헤드업이 중요한 실패요인이 된다고 본다.

그 헤드업을 원천적으로 막기위해 스탠스를 오픈한다"고 밝혔다.

"스탠스를 오픈으로 취한뒤 5~6m 거리내 퍼팅은 아예 볼과 컵을 동시에
보면서 스트로크를 한다.

컵을 보면서 치기 때문에 헤드업이 필요없다.

이 역시 아무나 할수있는 것은 아니다.

순간적 감각이 필요하다.

아마추어중 "최상호 따라하다가 망쳤다"는 소리를 가끔 듣는다.

스탠스만 오픈으로 하면 만사형통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는 스탠스는 비록 오픈으로 하지만 헤드업방지 노하우가 있으며,
임팩트시 헤드페이스와 볼이 스퀘어로 접촉하게끔 하는것도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