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번 037로 시작되는 우리모임은 실상 1950년이 시발점이었다.

그해 9.28 서울수복후 달포 지난 11월15일 서울거주 중5년 (현고2)에서
대2년까지의 학생만을 대상으로한 제2국민병 1차소집으로 5백18명이
삼각지에서 입대하여 육군 제9062부대를 창설하였다.

그 해는 상당히 추웠는데 한강까지 구보로 가서 얼음을 깨고 세면하면서
군생활을 시작했다.

1.4후퇴당시 대구~부산~경산~금호 등지로 이동하면서 힘겨운 빳다찜질과
얼차려등으로 점철된 훈련교육중 전장에 투입도되고 HID, 사단배치 등
연속선상에서 군 통신정보와 보안업무의 창시창달에 이바지하며 생사고락을
같이한 전우들이었다.

그런 가운데 몇몇은 휴전전후해서 임관도 됐지만 거의 모두가 하사관
복무로 군의 근간을 이루고 청춘을 바쳤다.

그후 30여년을 제각기 국가기관 또는 사회각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삼삼오오 모이던 굴레를 벗어 1980년초부터 1백20여명의 벗들이 모여 가히
참전용사의 친목단체로서 표본이 됨직한 돈독한 모임 "정우회"를 결성했고,
한달에 한번 15일이면 모이고, 연2회 봄가을 산행이나 야유회로 우정을
나누며 건강을 다지고 있다.

우리는 항상 어릴적 그때를 그대로 재현하듯 야-자-임마-자네-로
이어지는 만남이 자식들 결혼과 손주보는 이음으로 꽃피우고 그래서
너무나도 소중한 우정때문에 한결같이 모인다.

그 사이 전임 이하우 회장의 주도아래 어린이돕기도 했고 자연보호
환경보전운동도 소리없이 벌여왔다.

우리회원 모두는 이제 반백머리로 65세 넘은 젊은늙은이들이지만 서로의
변화를 항상 추구하며 삶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 이야기도 하지만 미래도 이야기한다.

근면성실하게 살아온 우리들 모두가 병풍처럼 서로 감싸주고 있기
때문에 정우회를 떠나서는 생이 없을 것이고,또 아내들도 남편따라 서로의
유대를 갖고 함께 모이면 부드러운 맛을 더해주고 그래서 "정미회"라는
이름아래 내외간 한 가족으로 끈끈한 정을 맺고 있다.

요사이는 부쩍 정치부실, 경제침몰, 사회불안 등을 이야기하며
걱정하면서 6.25참전용사로서의 우국충정으로 조국근대화와 통일, 그리고
발전을 바란다.

많은 회원의 친목을 다지는데 큰 역할을 맡고있는 손정열 회장과
82년부터 늘상 우리모임의 살림꾼이며 주역인 김진수 총무에게 감사드린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