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훈(78)회장은 "한우물 경영"으로 대표된다.

친구로 치자면 "사귀는 이가 많지는 않지만 사귐의 깊이가 깊은" 것과
마찬가지다.

이는 사업에서도 그대로 반영돼 해방전 청년시절의 꿈이었던 물류사업에만
전념하고 있다.

지금도 항공 해운 육상운송등 물류 이외의 대형투자를 삼가하고 물류와
관련있는 사업을 고집하고 있다.

좁은 나라가 전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육.해.공 수송분야를
키워야한다는 지론아래 50년이상의 "물류 외길인생"을 걷고있다.

사업추진도 서두르지 않는다.

그의 "지고 이긴다"는 독특한 경영론은 유명하다.

무리수를 두며 초기에 승부를 걸기보다는 한걸음 한걸음 착실히 사업을
추진하면서 먼저 주고 나중에 받는 지혜가 성공의 비결이라고 그는 믿고있다.

"사업 예술론"도 조회장의 트레이드 마크다.

사업도 예술과 마찬가지로 남이 하지못하는 일을 일궈내는 창조적인
행위라는 뜻이다.

따라서 남이 해놓은 일을 흉내내거나 훼방하는 모방사업은 특히
꺼린다는게 한진관계자들의 말이다.

조회장은 아들 4형제에게 그룹경영권을 분할해 조금씩 넘겨주고있지만
그의 대표어록 "창업자에겐 은퇴란 없다"와 같이 78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주요 현장을 챙기고있다.

< 김철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