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경영관은 "좋은 기업론"과 "실상경영론"의 두가지로
압축된다.

김회장은 평소 측근들에게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젊은 나이에
혼자힘으로 기업을 일으켰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만큼 "좋은 기업론"은 동부그룹의 창업이념일 뿐만아니라 그룹의 핵심경영
철학으로 자리잡고 있다.

"좋은 기업"이란 한마디로 기업의 원리및 역할에 충실한 기업을 의미한다.

건전한 기업정신과 합리적 경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주주의 이익을
보장하고 국가경제의 발전과 종업원의 복지향상에도 힘써야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좋은기업론이 회사경영과정에 구체적으로 투영된 것이 이른바 "실상
경영론"이다.

실상경영이란 기업경영에 있어서 외화보다는 내실을, 허상보다는 실상을
추구하자는 정신이다.

규모나 외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도를 걷는 기업" "부가가치가 높은
기업" "안정된 기업" "국제경쟁력이 있는 기업"인가의 여부가 기업을 판단
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것이 김회장의 지론이다.

김회장의 경영스타일이 얼핏 보수적으로 비치는 것도 이처럼 돌다리를
하나씩 놓듯이 치밀하고 신중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그의 경영관에서 비롯
됐다는 것이 주위의 평이다.

< 이영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