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건설업체 인력 신규채용은 부문별로 채용규모가 뚜렷히 차이가
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토목 건축 등 기술직부문은 대부분의 업체들이 인력을 대거 확충하는
반면 관리직은 채용규모가 극히 적거나 아예 채용하지 않는 업체도
상당수에 달한다.

이와함께 건설시장개방에 따른 건설산업 구조조정을 위해
엔지니어링부문및 건설현장 영업부문 인력을 대폭 강화하는 것도 올해
건설업체 인력채용의 큰 흐름을 이루고 있다.

특히 해외건설시장이 늘어나거나 민자유치산업분야에 활발히 참여하는
업체들은 불황속에서도 채용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보다 1백명이 늘어난 4백명을 뽑을 계획이다.

또 지난해 2백50명을 채용한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1백명이 늘어난
3백50명을 채용해 내년부터 늘어날 민자유치사업 분야에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과 청구 태영도 올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지난해보다
늘어난 1백50명, 70명, 45명 수준에서 각각 선발할 예정이다.

금호건설 대림산업 동부건설등 일부업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채용할 계획이다.

반면 기존 인력의 재배치등 경영혁신을 통해 인력수급을 해결하려는
업체들은 채용규모를 줄이고 있다.

동아건설은 지난해보다 20명정도 줄어든 2백30명, LG건설도 19명이 적은
70명, 우방은 47명 감소한 1백명을 계획하고 있다.

삼환기업도 22명 줄어든 1백62명을 채용한다.

현재 청구 신화건설 벽산등 일부 건설업체를 제외한 대부분 건설업체들은
서류접수를 마치고 면접과 신체검사를 남겨 놓은 상태다.

요즘 신입사원채용에서 면접의 비중이 커지는 일반적인 추세에 따라
건설업체들도 필기시험을 폐지하고 면접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각사는 특히 실무부서장급 면접의 시간과 비중을 높이고 질문항목도
단순한 개인신상파악수준에서 벗어나 순발력과 창의력, 리더십, 종합적인
사고력등을 알아보는 다양한 면접항목들이 동원되고 있다.

현대건설의 경우 그룹공채를 통해 각 계열사 신입사원을 뽑는다.

1차로 실무과장급 면접과 2차 본부장 임원들이 면접관으로 참석하는
중역면접등 두차례로 나눠 실시된다.

1차면접은 2차면접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중역면접에서 사실상
합격이 정해진다는게 인사담당자의 설명이다.

1차는 각계열사에서 모인 과장급 면접관 2명이 취업희망자와 1대1로
아무런 사전자료없이(블라인드 테스트) 기업이미지 시사상식 컴퓨터상식
진취성 여가선용등의 항목에 대해 3~4개 질문을 던져 점수를 매긴다.

여기에선 "최근 비슷한 시기에 사망한 영국 다이애나비와 인도의
테레사수녀가 보여준 사랑에 대한 차이점을 설명하라"같은 시사상식과
사고력을 동시에 테스트하는 질문이 주로 던져진다.

2차는 계열사 사장 부사장 본부장 임원등 6~7명으로 구성된 면접관이
3인1조 지망생을 대상으로 15~20분정도 면접을 실시한다.

1차 면접점수와 서류전형을 토대로 개인별로 자기소개 특기사항설명
전공관련 질문등 대체적으로 평이한 내용을 담은 질문을 1명당 2~3개정도
던진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신입사원면접도 1차와 2차로 나눠진다.

삼성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인성적성검사시험을 거친 지망생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1차면접은 인성면접.임원및 외부인사 6명으로 구성된 면접관이
3인1조의 지망생을 상대로 조당 평균 15분정도 면접을 실시한다.

기본적인 품성 덕성 가치관 사회봉사활동등에 관한 항목을 질문해
지망생들의 도덕성 국제적인 감각 창의력등 삼성이 원하는 인재상과
부합하는 일꾼을 골라내고 있다.

이어 2차에선 종합적인 사고능력을 알아볼수 있는 다양한 질문들이
주어진다.

부장급 2명과 과장급2명등 실제로 신입사원과 호흡을 같이할 4명의
실무진으로 구성된 면접관은 3인1조의 지망생에게 돌아가면서 1개의
질문을 던져 그에 대한 지망생들의 의견을 5분간 발표하게 한뒤 다시
지망생에게 5분동안 재질문을 하게 된다.

LG건설도 면접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면접에 앞서 치러지는 서류전형과 LG종합적성검사시험은 그룹이미지에
적합하지 않은 응시자를 걸러내기 위한 수단일뿐이다.

따라서 토익등 외국어 능력과 함께 면접결과가 사실상 당락을 결정짓는다.

그룹공채로 원서를 접수한 지망생들은 이달 30일 적성검사시험뒤
지원계열사별로 면접을 보게 된다.

직종별 담당부사장이 위원장을 맡고 담당 임원이 위원으로 참석한 6명의
면접위원은 5명1조의 지망생을 상대로 25~30분가량의 질문시간을 가진다.

자기소개와 성장배경등 가벼운 개인신상으로 질문을 시작한뒤 시사적인
질문을 통해 합리적인 사고능력과 다양한 시각들을 점검한다.

그외 질문들도 기본적이고 평이한 내용들로 구성돼있어 별다른 어려움은
예상되지 않지만 위기관리대처능력을 묻는 항목에서는 예상밖의 질문도
들어있다는게 인사관계자의 귀띔이다.

동아건설도 역시 1차면접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최종결정은 학점 외국어 능력 해외연수 1차면접결과를
종합점수화해 높은 점수순대로 뽑게 된다.

과장 부장 실무자 3명(전공별)이 5명1조를 맡아 40~60분정도의 비교적
많은 면접시간을 갖는다.

전공능력을 상대적으로 중요한 요건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와함께
논리력 표현력등을 살펴본다.

2차는 임원3명으로 구성된 면접관이 1명의 응시자를 상대로 10~15분동안
개인 인성 덕성 창의력 품성등 개인 인격 전반에 걸쳐 집중질문을 한다.

아파트건설 전문업체인 청구 우방등의 면접은 방식이나 질문내용이
참신하다는게 특징이다.

청구는 다음달 7일에 1,2차 면접을 실시한다.

초임과장들이 면접관인 1차와 사장단으로 구성된 2차의 면접비중은
각각 40%,60%이다.

부서에서 필요로 하는 인원을 뽑는데 해당부서실무자의 결정권을
존중해주고 있다는게 다른 업체들과의 차이점이다.

따라서 서류전형과 1차 면접자료를 토대로 이뤄지는 사장단 면접에서
1차결과를 완전히 뒤집는 예상밖의 결과는 기대하기 힘들다.

전공별로 7~8년차인 4명의 과장들이 담당하는 1차는 무자료 면접.

4~5명으로 이뤄진 1개조는 20~25분정도의 면접시간을 갖는다.

질문내용도 다양하고 정답이 없는 다소 주관적인 질문이 많다.

청소년 통행금지 쌀시장개방등 시사적인 문제를 포함,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선호하는 신입사원 자격, 약속시간을 지나 상대방을 기다릴 수
있는 시간등 무차별적인 질문이 던져진다.

이어 치러지는 2차는 사장단으로 구성된 면접관들이 지원서류와 1차
면접결과를 참고해 자기소개 지원동기 특기사항 전공관련질문 입사뒤
지원하는 부서등 일반적인 질문이 이어진다.

면접에 앞서 치러지는 적성검사는 비중이 크지 않은 반면 성적순에
따라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망생중 하위20%정도를 걸러낸다.

이밖의 건설업체들도 업체의 특성에 따라 다소 평가기준이나 인선기준에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조직에 잘 어울릴 수 있는 사회성과 적극성
창의성을 인력채용의 기준으로 삼는다는데는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특히 건설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업종"인 만큼 업체들이 창의력과
업무추진력이 뛰어난 인력을 선호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 김동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