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항래 < 산업기술시험평가연구소 소장 >

우리나라 산업경제는 외형적 급성장 구조에서 벗어나 내실성장 구조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산업기술개발도 새로운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술진보를 이룩
해야만 하는 일대전환기에 처해 있다.

고도성장에서 안정성장으로, 양에서 질로, 불균형에서 균형으로, 기술
중진국에서 기술선진국으로 재도약해야할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갈길은
멀고 험하며 기술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요건의 구비 역시 그리 튼튼히
마련되었다고 할 수 없다.

물질특허제도의 도입, 각종 무역장벽과 국내시장개방요구 등이 가중되어
이제 기술개발노력에 의한 산업구조의 개선은 불가피하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토대로 통상산업부 산하 산업기술시험평가연구소는
제품의 부가가치 및 경쟁력의 핵심이 정밀도에 좌우된다고 판단, 70년
제1회 정밀도경진대회를 개최했으며 72년에는 대통령이 정밀기계공업의
상징인 정밀공업진흥의 탑을 하사해 매년 기업을 상대로 본대회를 열어 왔다.

정밀가공, 정밀측정, 도금의 3분야로 시작했으며 93년에는 실용화기술분야
를 추가해 정밀가공기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기술을 포함한 경진대회로
확대개편함으로써 정밀기술경진대회로 개명하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의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산업기술수요의 변화에 따라 정밀기술
의 개념과 요구가 전산업분야로 확산되면서 이번 대회부터 정밀기계분야는
물론 정밀화학 정밀요업 정밀금형 등 넓은 의미의 산업기술을 망라한 대회로
발전시키게 됐다.

대회운영은 제조업을 중심으로한 통산부산하의 협회 또는 조합을 추천기관
으로 했고 우수한 중소기업의 참여를 적극 유도했다.

참여방식도 기존의 지정과제를 기업이 가공 조립해 출품하던 출제방식에서
벗어나 개별기업 스스로 국내최고 기술임을 입증받기 위해 응모할 수 있도록
자유과제방식으로 전환했다.

심사방법은 1차로 분야별 간사를 선정, 신청기업의 현장실태조사와 엄격한
제품평가를 거쳐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위원회에서 분야별 심의했고 산학연관
의 원로전문가로 구성된 산업기술심의위원회에서 기술의 우수성과 경제성에
비중을 두어 분야별 순위를 결정했다.

이 대회에는 올해를 포함해 1천82개업체가 참가했으며 4백70개의 우수업체
를 발굴, 시상했다.

우수업체중 71개업체는 정밀기술등급공장으로 지정받았다.

또 62명의 유공자를 표창해 사기진작에도 기여했다.

이 대회는 앞으로 경쟁력을 갖춘 한국형 우수산업기술을 적극 발굴, 육성해
갈수록 심화될 우리산어기술의 세계화에 이바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