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에서는 땅을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로 본다.

이러한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기운이 산맥을 타고 흐르다가 뭉치는 곳은
길지가 되고 흩어지는 곳은 흉지가 된다고 하여 길지와 흉지를 구분했다.

언뜻 생각하면 미신 같기도 하지만 기같은 생각은 현대에서도 일부 증명
되고 있다.

비록 일상생활에서 느끼지는 못하지만 우리가 사는 지구 대륙은 끊임없이
움직인다고 한다.

미국 콜롬비아대학의 지진학자 폴리처드에 의하면 지구속에 지름이 2,400km
이고 무게가 달과 비슷한 내부 핵이 마치 거대한 전자모터처럼 돌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살아있는 지구는 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땅의 기운은 적당히 발생해야 좋다.

기가 넘치면 화산이 되어 폭발하기도 하고 땅이 흔들리는 지진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풍수에서 땅을 볼 때 저습지대, 매립지 등 지반이 연약한 지역은 지기의
끊김이 있고 건축시 부동침하의 위험과 지진 등 천재지변시 안정성에 문제가
있기에 흉하다고 했다.

이는 건축기술이나 지질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이다.

일본은 지진때문에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라고는 하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시대 1백2회, 고려시대 1백69회,
조선시대 1천5백회 이상의 지진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1970년대 후반 지진계기관측이 실시된 후 현재까지 연평균 17회 이상의
발생빈도를 기록했다.

불길한 것은 93년도부터의 우리나라의 지진통계를 보면, 93년에 22회,
94년에 25회, 95년에 29회, 96년은 39회로 발생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요즘같이 고층빌딩과 고층아파트단지를 보면 더욱더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더구나 1988년 이전에는 내진설계 개념조차 없이 건축허가를 내주어
문제가 많다.

몇년전 가만히 있다가 무너져내린 삼품백화점이나 성수대교의 상황을 보면
온통 문제점 투성이다.

내진설계에 의해서 건축했다는 일본에서도 몇 년전 지진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본 것을 보면 지진에 대한 대비는 아무리 튼튼하게 해도 모자랄
것이다.

우리나라같이 고층빌딩이나 대규모 아파트단지, 대형 교량, 고속전철, 댐,
지하철 등 구조물이 많은 도시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면 그 피해는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만약에 지진이 발생하여 대규모 아파트단지에 피해가 발생한다면 빌딩이나
고층아파트 가격은 일시에 곤두박질할 것이다.

풍수적 길지와 건축방안중 일부는 현대에서 긍정적으로 활용하여 앞으로
발생할지 모를 재앙에 미리 대비하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정광수 < 한국부동산컨설팅 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