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도 하영기 김명호씨 등 전 한국은행 총재 3명은 14일 한국은행 기자실
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 재경위가 한국은행법 개정안과 금융감독통합에
관한 법률의 통과를 강행하려는데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한 김 전총재가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 내용
이다.

-이 성명서 내용은 전직 총재단 전체의 의견인가.

<>명시는 안했으나 민 한은동우회장을 중심으로 전직 총재들간에 계속
의견교환이 있었다.

최근 국회 논의과정이 급진전되면서 그동안의 논의내용을 정리해 발표하게
된 것이다.

오늘은 전직 총재중 5명이 만났으나 그동안 대부분의 전직 총재들이 의견
교환에 참여했기 때문에 전직 총재 모두의 의견으로 봐도 좋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특별한 행동계획은.

<>사태진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미리 말할 성질의 일이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


-오늘 모임에 이경식 총재는 참석하지 않았나.

<>오늘 같은 전직 총재 모임에는 관례에 비춰 현직 총재는 부르지 않는다.

본인이 총재시절 한은법 파동이 있었을 때도 선배 총재들이 모였으나
본인은 부르지 않았다.


-한은 직원들이 총사퇴를 결의했는데 동의하나.

<>후배들의 행동에 우리도 많은 염려를 하고 있다.


-전직 총재단의 의사를 재경원장관 등에게 직접 전달할 의사는.

<>그동안 정부가 주최했던 원로회의 등과 같이 얘기가 전달될 기회는
많았다.


-정부가 이들 법안의 통과를 강행하고 있는 이유는.

<>그것을 이해할수 없다.

최근 선진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빅뱅은 중앙은행제도와는 다른 문제다.

빅뱅은 각종 규제의 완화 또는 철폐를 의미하는 것이다.


-정부안에 대한 대안은.

<>전부터 한은의 일관된 입장은 중앙은행과 관련된 논의는 국민의견
수렴과정을거쳐서 확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90년대 들어 사회주의가 붕괴되고 시장경제체제가 글로벌라이제이션과
맞물려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모든 상황을 감안해 결정해야지 짧은 시간에 일부의 논의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