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경영자를 뜻하는 CEO(Chief Executive Officer), 자금(finance)담당
최고임원을 일컫는 CFO, 정보(infomation)담당인 CIO, 기술(technique)
총책인 CTO.

지난해까지만해도 생소했지만 지금은 약자만으로 사용해도 별 무리없이
통하는 기업체의 직위들이다.

약자만 써도 국제무대에서 별다른 질문을 받지 않는 국제적인 통용어이기도
하다.

그러나 생소한 직위가 등장했다.

다름아닌 CGO.

"Chief Globalization Officer"의 약자로 세계화 작업을 총괄하는 임원을
뜻하는 약어다.

국내 화학업계 가운데 가장 활발한 세계화 작업을 벌이고 있는 LG화학이
지난해말 세계화추진 작업과 해외사업전반을 통합해 만든 새로운 직위다.

주인공은 이 회사의 이상규상무.

그는 최근 비용절감을 위해 출장인원을 최대한 줄인 베트남 가소제 공장
준공식에 성재갑 부회장을 수행하면서 언론에 그 직위가 뒤늦게 알려지게
됐다.

이상규 CGO는 이 회사 최고경영회의체인 CUMG(CU management group)의
정식 멤버로 세계화 작업에 관한한 전권을 갖고 있다.

외국의 관계와 재계에 걸쳐 주요 인맥을 구축하고 전략적 제휴 등을 추진해
세계화를 지원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회사를 대표하는 외교관인 셈이다.

우수 해외사업 사례 발굴과 사업의 조기현지화를 위한 인력양성도 그의
책임이다.

이상규 CGO는 지난 72년 입사해 81년까지 수출부서에 있다가 3년간 싱가포르
지사에서 근무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세계화 작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서 이제는 투자의
질을 따질 때가 됐다"며 "그룹 차원의 CGO직위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중"
이라고 말했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