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만들어 나가야 할 가장 바람직한 문화는 무엇인가.

누군가가 이렇게 묻는다면 필자는 "사랑과 신뢰"의 문화라고 말할 것이다.

사랑과 신뢰 만으로 숨가쁜 현대사회의 경쟁구도에서 기업의 발전을 이룰
수 있겠느냐고 반문할 이도 있겠지만 "사랑과 신뢰만큼 강한 경쟁력은
없다"는 필자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어떤 환경변화와 어려움 속에서도 가장 위대한 돌파력과 해결책을 제공하는
힘이 사랑과 신뢰속엔 담겨 있다.

사람과 사람들이 모여 회사라는 공동체를 이루고 전혀 다른 개성과
인격들이 살아가는 기업에 있어 분명 사랑과 신뢰는 가장 큰 중심에 서
있어야 한다.

상사는 부하를, 부하는 상사를 사랑함으로써 개인의 성장과 회사의 발전을
함께 이룩하는 회사.

사원에서부터 최고 경영자까지, 구성원 누구나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고 공정한 평가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는 신뢰 가득한 회사.

조직 부문간, 선후배, 동료간에 생겨나는 보이지 않는 장벽들을 사랑과
신뢰로 허물어 버린 회사야 말로 신바람나는 일터이며 멋진 일터일 것이다.

이런 사랑과 신뢰가 넘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아적 공동체문화를
지향해야 한다.

너와 내가 아닌 우리가 만들어 가는 팀 플레이 중심의 기업문화를 이끌어
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사랑을 위장한 온정주의나 적당주의는 당연히 배제되어야만 하며
"정도주의"에 근거한 형평성과 일관성도 잊어서는 안된다.

온 누리를 형형의 색으로 물들였던 가을 단풍의 아름다운 자태도 사라지고
97년 한해도 훌쩍 겨울이라는 끝자락을 맞았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4계의 진리처럼 수많은 시간과 사회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고 뚜렷한 형태로 남아 있어야 할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사랑과 신뢰"라는
생각을 해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