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직도 늦지 않았다 ..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최근 금융 외환위기의 증폭속에서 핵심 금융개혁법마저 내용에 대한
진지한 토론도 없이 국회통과가 보류된 가운데 일부에서는 IMF구제금융을
요청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극단적인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어 경제
불안감이 더욱 가중되는 느낌이다.
이 시점에서 IMF구제금융이 필요한지 여부는 궁극적으로 우리나라가 지금
까지와 같은 폐쇄경제식 정책패턴을 유지하고자 하느냐, 아니면 현재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과감하게 열린 경제에 부합하는 경제운영의 틀로
전환할 것이냐에 달려있다.
현재의 위기대처 모습은 마치 폐쇄경제시대의 재래식 무기를 가지고 열린
경제시대의 첨단전쟁에 임하는 것과 같아 보인다.
IMF 구제금융을 논의하기에 앞서 아직도 쓰지 않은 효과적인 첨단 병기가
남아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외환보유를 규제하고 외환투기를 막겠다는 식의 정책은 외환투기가 일반화
되는 열린 경제시대에는 전혀 맞지 않는 정책이다.
외환투기가 일상 다반사처럼 벌어지고 자본의 유출입이 대규모로 일어날
수 있는 시장에서 어떻게 하면 투기자들을 잘 유인함으로써 시장안정을
달성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바로 열린시대에 맞는 정책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열린 경제에서 정부가 외환을 보유해야 할 필요성은 기본적으로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의지에서 나온다.
다시 말해 환율을 적정수준에서 지지하고자 하는 정책의지 때문에 외환
보유의 필요성이 생기게 된다.
환율이 시장에서 수요공급에 의해 결정되도록 허용한다면 물론 단기적
무역거래나 유동성조절 목적의 외환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외환보유의
필요성은 있지만, 정부가 다량의 외환을 보유해야할 필요성은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IMF 구제금융을 회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환율을 즉각적으로
유동화하여 변동환율제로 전환하면서 동시에 외환공급채널을 완전 개방하는
조치를 취하는 일이다.
변동환율제를 통한 환율의 균형회복을 단기간에 달성하게 되면 바로
원화의 평가절상 기대가 조성될 것이며 이때 외환공급채널이 개방되어
있어야 즉각적인 외환유입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정부의 차입에 의해서 외환보유고를 확충하려 하기 보다는 필요한 만큼의
외환이 국내금융기관과 기업 등 실제외환수요자와, 원화의 절상을 이윤확보
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해외투자가들에 의해 결정 공급되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의 유일한 정책대안이다.
바로 외환 자본시장 투기자들의 자본유출입 유인구조를 역이용하는 것만이
현재의 시장상황에서 이기는 게임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된다.
자본유입채널을 최대한 개방하라는 주장에 대해 통화관리의 어려움이나
앞으로 외환자본시장이 투기시장화될 우려가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통화관리의 어려움 문제는, 적어도 당장은 원화절하기대하에 있기
때문에, 그리고 앞으로 원화절상기대가 형성되는 경우에 있어서도 당분간
자본유입이 대단한 인플레 압력요인이 될 정도로 크지는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현재 상황에서는 신축적 통화관리는 불가피하다 하겠다.
국내외환자본시장의 투기장화 문제는 이제 앞으로는 바로 이러한 투기장화
되는 시장이 오히려 정상적인 상황이라는 생각에서 금리와 환율의 자동조절
기능에 의존하는 간접관리방식에 의해 시장을 관리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나라의 경제기초변수는 여전히 건실하다.
그러나 이러한 건실한 기초상황에 해외투자가들로 하여금 되돌아오도록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정책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정말로 기초변수가 튼튼하다는 것은 바로 해외투자자들이 원화의
천정부지 상승과 증권가격의 지속적 하락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선순환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이를 위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는 바로 환율의 자율화와 자본유출입의 자율화를 통해 개방경제운영
체제를 정착시킴으로써만 가능해 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 외환위기의 출발이 실물부문의 연쇄부도와 은행 및 종금사
부실화에서 부터임을 상기한다면 이들 부분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구조조정
노력이 가시화되어야, 건실한 기초변수가 외환.금융시장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종금사 부실문제는 결국 통폐합 등 M&A를 통해서 풀수 밖에 없으나 종금사
들이 대기업 계열사인 경우도 많음을 감안해서 종금사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는 채권과 주식의 스와프방식에 의해 대기업상호간 해결방식을 추구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은행의 구조조정은 은행이 국민경제 신용체계의 근간임을 감안할때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불가피할 것이며 부실채권정리를 위해 장기재정채권 등을
발행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실물부문의 구조조정은 M&A시장의 진입자유화 조치와 세제를 통한 유인
제도정비 등을 통한 구조조정 제도정비이외에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기업들이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자체적으로
풀어나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만일 우리가 합리적으로 해볼 수 있는 일마저도 다해 보지 않고 옛날식에
매달려 IMF 구제금융에 의존하게 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한국경제의 기적을
이야기하고, 후진국에 우리경험을 전수한다는 외람된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아마도 잘못하면 세계경제발전사에서 "한국경제 기적의 신기루"라는
새로운 장이 쓰여지지 않으면 안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9일자).
진지한 토론도 없이 국회통과가 보류된 가운데 일부에서는 IMF구제금융을
요청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극단적인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어 경제
불안감이 더욱 가중되는 느낌이다.
이 시점에서 IMF구제금융이 필요한지 여부는 궁극적으로 우리나라가 지금
까지와 같은 폐쇄경제식 정책패턴을 유지하고자 하느냐, 아니면 현재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과감하게 열린 경제에 부합하는 경제운영의 틀로
전환할 것이냐에 달려있다.
현재의 위기대처 모습은 마치 폐쇄경제시대의 재래식 무기를 가지고 열린
경제시대의 첨단전쟁에 임하는 것과 같아 보인다.
IMF 구제금융을 논의하기에 앞서 아직도 쓰지 않은 효과적인 첨단 병기가
남아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외환보유를 규제하고 외환투기를 막겠다는 식의 정책은 외환투기가 일반화
되는 열린 경제시대에는 전혀 맞지 않는 정책이다.
외환투기가 일상 다반사처럼 벌어지고 자본의 유출입이 대규모로 일어날
수 있는 시장에서 어떻게 하면 투기자들을 잘 유인함으로써 시장안정을
달성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바로 열린시대에 맞는 정책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열린 경제에서 정부가 외환을 보유해야 할 필요성은 기본적으로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의지에서 나온다.
다시 말해 환율을 적정수준에서 지지하고자 하는 정책의지 때문에 외환
보유의 필요성이 생기게 된다.
환율이 시장에서 수요공급에 의해 결정되도록 허용한다면 물론 단기적
무역거래나 유동성조절 목적의 외환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외환보유의
필요성은 있지만, 정부가 다량의 외환을 보유해야할 필요성은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IMF 구제금융을 회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환율을 즉각적으로
유동화하여 변동환율제로 전환하면서 동시에 외환공급채널을 완전 개방하는
조치를 취하는 일이다.
변동환율제를 통한 환율의 균형회복을 단기간에 달성하게 되면 바로
원화의 평가절상 기대가 조성될 것이며 이때 외환공급채널이 개방되어
있어야 즉각적인 외환유입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정부의 차입에 의해서 외환보유고를 확충하려 하기 보다는 필요한 만큼의
외환이 국내금융기관과 기업 등 실제외환수요자와, 원화의 절상을 이윤확보
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해외투자가들에 의해 결정 공급되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의 유일한 정책대안이다.
바로 외환 자본시장 투기자들의 자본유출입 유인구조를 역이용하는 것만이
현재의 시장상황에서 이기는 게임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된다.
자본유입채널을 최대한 개방하라는 주장에 대해 통화관리의 어려움이나
앞으로 외환자본시장이 투기시장화될 우려가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통화관리의 어려움 문제는, 적어도 당장은 원화절하기대하에 있기
때문에, 그리고 앞으로 원화절상기대가 형성되는 경우에 있어서도 당분간
자본유입이 대단한 인플레 압력요인이 될 정도로 크지는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현재 상황에서는 신축적 통화관리는 불가피하다 하겠다.
국내외환자본시장의 투기장화 문제는 이제 앞으로는 바로 이러한 투기장화
되는 시장이 오히려 정상적인 상황이라는 생각에서 금리와 환율의 자동조절
기능에 의존하는 간접관리방식에 의해 시장을 관리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나라의 경제기초변수는 여전히 건실하다.
그러나 이러한 건실한 기초상황에 해외투자가들로 하여금 되돌아오도록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정책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정말로 기초변수가 튼튼하다는 것은 바로 해외투자자들이 원화의
천정부지 상승과 증권가격의 지속적 하락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선순환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이를 위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는 바로 환율의 자율화와 자본유출입의 자율화를 통해 개방경제운영
체제를 정착시킴으로써만 가능해 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 외환위기의 출발이 실물부문의 연쇄부도와 은행 및 종금사
부실화에서 부터임을 상기한다면 이들 부분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구조조정
노력이 가시화되어야, 건실한 기초변수가 외환.금융시장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종금사 부실문제는 결국 통폐합 등 M&A를 통해서 풀수 밖에 없으나 종금사
들이 대기업 계열사인 경우도 많음을 감안해서 종금사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는 채권과 주식의 스와프방식에 의해 대기업상호간 해결방식을 추구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은행의 구조조정은 은행이 국민경제 신용체계의 근간임을 감안할때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불가피할 것이며 부실채권정리를 위해 장기재정채권 등을
발행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실물부문의 구조조정은 M&A시장의 진입자유화 조치와 세제를 통한 유인
제도정비 등을 통한 구조조정 제도정비이외에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기업들이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자체적으로
풀어나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만일 우리가 합리적으로 해볼 수 있는 일마저도 다해 보지 않고 옛날식에
매달려 IMF 구제금융에 의존하게 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한국경제의 기적을
이야기하고, 후진국에 우리경험을 전수한다는 외람된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아마도 잘못하면 세계경제발전사에서 "한국경제 기적의 신기루"라는
새로운 장이 쓰여지지 않으면 안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