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종금사 회생 대책 .. 송석상 <대한종금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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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개편 및 금융감독원 통합을 주내용으로 하는 금융개혁법안의
국회처리가 모두에게 상처만 남긴채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사이 금융권,
그 중에서도 종금사들은 외화 및 원화자금의 유동성부족으로 상당히 어려운
국면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제2금융권의 콜차입규모는 5조~6조원 규모로 1일물 콜금리는 15%를
육박하여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유동성
확대에 따라 은행권 지준은 잉여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금순환의 병목현상으로 인하여 제2금융권을 비롯한
제3금융권 및 기업들에는 자금이 전혀 돌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를 뒤덮고 있는 금융 및 외환위기의 한가운데에는 종합금융사가
그 핵으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30개 종금사의 기업어음 대출잔액은 약 85조원 정도로 이 금액은
1백대 상장기업에 대한 여신액으로만 비교할 경우 제1금융권인 은행의
여신액과 거의 비슷한 금액으로서, 종금사의 부실화는 전체 금융시스템을
한꺼번에 마비시킬 정도로 그 충격이 엄청나다.
단기자금 공급의 1차적 창구인 종금사의 자금난은 곧바로 종금사의 기업에
대한 대출금 회수로 이어져 한계기업의 도산으로 연결되고 이는 다시 금융권
전체의 부실화로 이어질 것이다.
종금사의 유동성압박은 금융개혁법에 의한 종금사의 구조조정 이전에
실물경제의 붕괴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고려하여야 할
것이며 종금사의 구조조정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몇가지 방안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첫째 종금사에서 정체되어 있는 국내 자금시장의 흐름을 원활하게
뚫어주어야 한다.
단기자금의 1차적 공급자로서 종금사의 역할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금융권간의 신인도를 회복시켜주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하루 거래량이 5조원 정도로 추산되는 국내 콜자금시장에서 제1금융권인
은행들이 종금사의 신인도를 문제삼아 콜자금 공급을 중단할 경우 그 파장은
결국 기업→제1금융권으로 다시 이어져 전체 금융권의 파탄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제1금융권인 은행들과 종금사들이 한 배를 탔다는 인식아래
서로 신뢰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협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직 방향이 확정되지 않은 기아문제로 인한 금융기관의 신용훼손
회복이다.
기아문제는 법정관리에 의한 공기업화로 방향을 잡았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기아사태로 인한 손실을 금융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완화해 주거나,
현재 약 4조원에 이르는 종금사 채권을 국채화, 또는 성업공사의 부실채권
인수기금을 대폭 확대하여 성업공사 채권과 교환해주는 등의 획기적방안
등이 강구되어야 한다.
셋째 극도로 위축되어 있는 외화자금시장의 응급조치가 절대적으로 필요
하다.
종금사의 외화자금난은 심각하여 앞으로도 연말까지 40억~50억달러에
달하는 외화 유동성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종금사 자체 힘만으로는
한계상황에 봉착한 느낌이다.
한국은행의 종금사 리스자산 인수, 국책은행을 통한 외화차입을 대폭
확대하여 외화유동성을 공급하고 국책은행 또는 시중은행의 종금사 외화
자산 인수 등의 가시적이고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넷째 종금사의 수신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도록 정부당국이 종금사의
신용도를 뒷받침해줘야 한다.
예를 들면 각종 연기금, 정부투자기관, 산하단체들이 기아사태 이전처럼
종금사를 이용하도록 정부당국의 창구지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고려되어야 할 점은 현재 시점이 종금사 구조조정으로 금융
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갑작스런 종금사들의 M&A 또는 구조조정을 통해 금융시장의 응급조치를
하려 한다면 이는 전후가 뒤바뀐 매우 위험한 조치가 될 것이다.
금융계는 최근 상황을 금융권과 기업간, 금융권 상호간 신용이 붕괴된
"신용공황(Credit Panic)"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때문에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되어 있는 현 상황에서 종금사에
대한 갑작스런 정리는 자칫 대응력을 약화시켜 또다른 금융위기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종금사를 대신할 기업의 단기자금 조달 창구가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종금사를 정리한다면 더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을 것이며, 종금사 구조
조정은 현재 대기업들이 종금사의 단기자금 의존도를 대폭 정리하여 대기업
의 구조조정이 어느정도 가시화된 후에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준뒤 자생력이
회복되지 않은 종금사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9일자).
국회처리가 모두에게 상처만 남긴채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사이 금융권,
그 중에서도 종금사들은 외화 및 원화자금의 유동성부족으로 상당히 어려운
국면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제2금융권의 콜차입규모는 5조~6조원 규모로 1일물 콜금리는 15%를
육박하여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유동성
확대에 따라 은행권 지준은 잉여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금순환의 병목현상으로 인하여 제2금융권을 비롯한
제3금융권 및 기업들에는 자금이 전혀 돌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를 뒤덮고 있는 금융 및 외환위기의 한가운데에는 종합금융사가
그 핵으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30개 종금사의 기업어음 대출잔액은 약 85조원 정도로 이 금액은
1백대 상장기업에 대한 여신액으로만 비교할 경우 제1금융권인 은행의
여신액과 거의 비슷한 금액으로서, 종금사의 부실화는 전체 금융시스템을
한꺼번에 마비시킬 정도로 그 충격이 엄청나다.
단기자금 공급의 1차적 창구인 종금사의 자금난은 곧바로 종금사의 기업에
대한 대출금 회수로 이어져 한계기업의 도산으로 연결되고 이는 다시 금융권
전체의 부실화로 이어질 것이다.
종금사의 유동성압박은 금융개혁법에 의한 종금사의 구조조정 이전에
실물경제의 붕괴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고려하여야 할
것이며 종금사의 구조조정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몇가지 방안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첫째 종금사에서 정체되어 있는 국내 자금시장의 흐름을 원활하게
뚫어주어야 한다.
단기자금의 1차적 공급자로서 종금사의 역할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금융권간의 신인도를 회복시켜주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하루 거래량이 5조원 정도로 추산되는 국내 콜자금시장에서 제1금융권인
은행들이 종금사의 신인도를 문제삼아 콜자금 공급을 중단할 경우 그 파장은
결국 기업→제1금융권으로 다시 이어져 전체 금융권의 파탄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제1금융권인 은행들과 종금사들이 한 배를 탔다는 인식아래
서로 신뢰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협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직 방향이 확정되지 않은 기아문제로 인한 금융기관의 신용훼손
회복이다.
기아문제는 법정관리에 의한 공기업화로 방향을 잡았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기아사태로 인한 손실을 금융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완화해 주거나,
현재 약 4조원에 이르는 종금사 채권을 국채화, 또는 성업공사의 부실채권
인수기금을 대폭 확대하여 성업공사 채권과 교환해주는 등의 획기적방안
등이 강구되어야 한다.
셋째 극도로 위축되어 있는 외화자금시장의 응급조치가 절대적으로 필요
하다.
종금사의 외화자금난은 심각하여 앞으로도 연말까지 40억~50억달러에
달하는 외화 유동성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종금사 자체 힘만으로는
한계상황에 봉착한 느낌이다.
한국은행의 종금사 리스자산 인수, 국책은행을 통한 외화차입을 대폭
확대하여 외화유동성을 공급하고 국책은행 또는 시중은행의 종금사 외화
자산 인수 등의 가시적이고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넷째 종금사의 수신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도록 정부당국이 종금사의
신용도를 뒷받침해줘야 한다.
예를 들면 각종 연기금, 정부투자기관, 산하단체들이 기아사태 이전처럼
종금사를 이용하도록 정부당국의 창구지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고려되어야 할 점은 현재 시점이 종금사 구조조정으로 금융
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갑작스런 종금사들의 M&A 또는 구조조정을 통해 금융시장의 응급조치를
하려 한다면 이는 전후가 뒤바뀐 매우 위험한 조치가 될 것이다.
금융계는 최근 상황을 금융권과 기업간, 금융권 상호간 신용이 붕괴된
"신용공황(Credit Panic)"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때문에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되어 있는 현 상황에서 종금사에
대한 갑작스런 정리는 자칫 대응력을 약화시켜 또다른 금융위기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종금사를 대신할 기업의 단기자금 조달 창구가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종금사를 정리한다면 더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을 것이며, 종금사 구조
조정은 현재 대기업들이 종금사의 단기자금 의존도를 대폭 정리하여 대기업
의 구조조정이 어느정도 가시화된 후에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준뒤 자생력이
회복되지 않은 종금사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