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가 심화되면서 은행들이 수출환어음(Usance Bill) 매입을 거절해
종합상사 등 수출업계가 자금운용에 차질을 빚고 있다.

또 은행 종금등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원화대출까지 기피해 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따라 현대 삼성 LG 대우 등 4대그룹 계열사들도 장단기 자금스케줄을
면밀히 점검하여 유동성확복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무역업계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날까지만 해도 사전협의를 통해
환어음을 매입해주던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이날부터 네고를 전면 중단,
수출업계가 결제대금을 마련치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무역업계는 신한 한일등 일부 은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유전스빌네고를 거부하고 있어 무역금융이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주)대우등 대부분의 종합상사들은 회사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으로
언제까지 자금수요를 맞출수 있는지를 알아보는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분위기이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국내 금융기능이 마비됨에 따라 높은 금리로 해외에서
달러를 차입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주)쌍용 효성물산 등도 자금부와 국제금융부가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원화화 달러의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가능한 수단을 동원키로 했다.

종합상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상태가 몇일만 계속되도 종합상사가
제조업체에 결제를 하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밖에 수입업체들도 환차손과 자금난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업체들은 영업흑자를 내고도 결산에서 적자기업으로 전락할
것에 대비해 연말 수지관리에 나서는등 비상경영체제를 서둘러 구축하고
있다.

<이익원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